"지자체 IT 수요, 가뭄에 단비!"

 탄탄한 재정을 갖춘 지방자치단체가 IT업계의 새로운 수요처로 급부상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PTV, 통합커뮤니케이션(UC), 인터넷전화(VoIP) 등 새로운 IT기술을 도입하는 지자체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장들이 대민 서비스 개선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적극적이다. 특히 예산 집행에 있어서도 가격보다는 최고 사양을 요구하기 때문에 사업을 수행하는 업체들에게는 관공서 공급사례(레퍼런스) 확보는 물론 수익성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알짜 프로젝트다.

 ◇불황에도 프로젝트 봇물=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요 지자체들의 수요가 급증했다.

 서울시인재개발원이 400석 규모의 UC 시스템을 도입한데 이어 천안시청과 산하 2개 구청, 울산 동구청, 안양시 만안구청, 원주시 공공청사, 영월군청 등도 구축에 합류했다. 대도시 중에서도 부산 사하구청과 강서구청, 울산시청 등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100석 규모의 작은 규모도 있지만 울산시청의 경우 2400석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이 같은 흐름이 서울로 옮겨와 강북구청이 1500석 규모의 UC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강남지역의 일부 구청에도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북도청, 대구시청, 관악구청 등이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자체 IPTV망을 구축하거나 확장했다.

 ◇VoIP에서 UC, IPTV로 확대=초기 지자체가 도입했던 시스템은 대부분 VoIP에 기반한 IP텔레포니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최근에는 관공서내 모든 통신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토털UC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 지난 1일 시스템을 오픈한 서울 강북구청의 경우 구청 내에서 모든 직원들의 조직도를 조회해 클릭투콜, 채팅, 파일전송, 쪽지, 상대방의 현재상태, 문자전송 등의 기능과 서비스를 처리할 수 있다. 또 구청의 다양한 홍보메시지 및 시간대별, 번호별, 날짜별 다양한 음원을 제공하는 컬러링 시스템과 24시간 동안 각종 민원 전화를 접수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신기술 도입은 지자체별 자체 IPTV 구축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경북도청이 지난해 말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고화질(HD) 인터넷방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도내 전역의 지역 정보와 생활정보, 그리고 도정 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는 HD 주문형비디오(VOD) 및 생방송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뒤를 이어 서울 관악구청이 IP방송영상 동보 시스템 구축했으며, 지난 달에는 대구시청이 IPv6 기반의 HD방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통합UC 전문업체인 아리시스 박상근 전무는 “지자체 시장은 (다른 곳에서 도입한 사례 등) 검증 과정만 거치면 새로운 시스템이 매우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특성이 있다”며 “안정적인 예산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불황기 IT업체들에게는 최고의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