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경 삼성전자 책임 디자이너 sk5096.kang@samsung.com
디자인 트렌드를 예측하는 것을 예언가가 미래를 점치듯 직관적인 감각에 의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디자인은 상당히 과학적인 프로세스를 거쳐 만들어지는 결과물이다. 디자인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수많은 사회·문화적 현상, 소비자 관찰, 인터뷰, 실험 등을 거쳐 수집한 데이터를 통계적인 방법을 활용해 분석하고 여기에 디자이너의 통찰력이 더해져 화룡점정을 하듯 하나의 완성된 트렌드 리포트를 내놓게 된다.
올해 디자인 트렌드를 예측해 보면 자연이 주는 가치를 누리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다. 소비자는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면서 정서적 안정과 도덕적 만족감을 느끼게 되며, 공급자는 이를 위해 생산·사용·폐기 등 제품 전 과정에 걸쳐 친환경 기술이 자연스럽게 적용되도록 노력을 할 것이다. 이 같은 트렌드는 소재에서는 천연소재나 재활용 소재로 반영되며, 컬러는 약간 바랜 느낌의 옐로 및 브라운계로 표현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로,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감성을 입히는 개념이 많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같은 색상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질 수 있다. 동일한 색상이라도 소재·패턴·질감을 달리하게 되면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명품 패션 브랜드인 P사는 블랙을 새롭게 해석해 이슈가 됐다. 패턴(pattern)·겹침(layered)·비침(transparent)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한 가지 색상으로도 보는 이로 하여금 얼마나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가 하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어려운 시기다. 이럴 때일수록 디자인의 중요함을 새삼 느낀다. 디자이너들은 보다 경제적으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생기와 활력을 줄 수 있는 컬러, 소재의 새로운 트렌드 연구에 매진하고, 미래를 맞이할 새로운 트렌드를 연구하고 준비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