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제품판매가 크게 줄어들자 일본 기업들이 직원 대상의 자사 제품 구매운동을 잇따라 펼치고 있다.
최근 경영악화 부담을 덜기 위해 평판 TV사업 철수와 1만5000명 감원, 27개 공장폐쇄 등의 대책을 내놓은 바 있는 파나소닉이 이번엔 직원들의 자사 제품 구입을 독려하는 ‘바이 파나소닉’ 캠페인을 전개키로 했다.
이 운동은 ‘권고’ 차원이 아닌 ‘지시’ 수준으로 일부 강제적인 성격도 띠고 있다. 이에 따라 파나소닉 그룹의 팀장 등 과장급 관리직과 고위관리직(이사) 이상 직원은 음향·영상기기 등 자사 제품을 7월까지 각각 10만엔(약 153만원)과 20만엔 이상 구입해야 한다. 그룹의 직원 1만명 가량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번 ‘바이 파나소닉’ 캠페인엔 세계 동시 불황에 의한 경영환경의 악화 상황을 전 간부가 인식케 해 구조개혁을 가속화하려는 회사의 의지가 담겼다.
회사는 애사심 향상 차원에서 이와 유사한 운동을 상시적으로 벌여왔지만 구체 대상과 금액 등의 조건을 명시해 문서로 통지한 것은 IT버블 붕괴로 경기침체 상황을 맞았던 2002년 이래 처음이다.
이에 앞서 지난 달엔 후지쯔의 노조에 구니아키 사장이 e메일로 ‘바이 후지쯔’를 호소한 바 있다. 당시 후지쯔 사장은 10만여명의 전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스스로 회사를 지키자, 그룹 전 직원이 모이면 큰 힘이 된다, 후지쯔 제품을 사자’ 등의 내용이 담긴 e메일을 보내 십시일반의 효과를 주문했다. 다만 대상과 금액을 명시하지 않고 휴대폰과 PC의 구입을 생각해 달라는 ‘권유’ 수준이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