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무항산 무항심

[현장에서]무항산 무항심

 요즘 언론에서는 일자리가 줄고 대졸 미취업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수시로 보도한다. 경제난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취업 대책으로는 정부의 인턴 고용이 주목받기도 한다. 현재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가슴 아프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내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부동산이 활황일 때는 대다수 국민은 투기꾼(?)으로 활동했고, 주식이 호황일 때는 너나 없이 주식으로 얼마를 벌었느니 하며 주식투자에 매달렸다.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해야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 계기가 IMF였고 그 이후에는 묻지마식 투자까지 생겨나 은행에서 대출을 감행하면서까지 투자하는 것이 정석처럼 됐던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부동산과 주식투자 자체가 아니라,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국민정서가 한탕주의로 흘러가게 됐다는 점이다. 쉽게 돈을 번다는데 누가 땀흘려 일하려고 할 것이며, 누가 기술개발이나 설비증설에 투자하려고 할 것인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청년 실업자는 많은데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린다는 진풍경이 연출되지 않았던가.

 작금의 경제 악화 원인을 정부정책이나 대외여건 등 주변 탓으로 돌리기 전에 쉽게 벌겠다는 환상에서 나를 깨워야 한다. 지금은 땀 흘려 일하고, 내가 가진 능력을 개발해 스스로의 경쟁력을 강화할 때다. 준비하지 않으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마저 놓치고 말기 때문이다.

 맹자는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이라는 말을 했다. ‘일자리가 없어 생활이 안정되지 못하면 올바른 마음을 가질 수 없다’는 뜻이다. 내가 혹여 ‘무항산’을 만든 공범은 아닌지 뒤돌아볼 일이다.

 김규혁 포위즈시스템 대표 khkim@for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