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16일 25명의 과(팀)장급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지원 부서 출신들이 대거 주요 보직을 받은 것이 특징으로, 칸막이를 허물어 조직을 활성화하겠다는 인사권자의 의지가 투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종기 과장의 방송통신진흥정책과장의 발령이다. 방통위가 최근 부쩍 공을 들이고 있는 진흥업무에 고참 과장급인 정 과장을 발령낸 것은 다른 부처와의 협력 등 업무의 관심도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상학 위원장 비서관의 방송정책기획과장 발령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특히 이 자리가 구 방송위의 상징적인 위치였다는 점 때문에 옛 정통부 출신인 이 과장의 발령을 놓고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총괄 자리인 네트워크기획과장에는 송정수 창의혁신담당관이 임명됐고, 청의혁신담당관 자리는 홍보기획팀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온 김정렬팀장이 맡았다.
방통위는 또 새로 신설하는 통신융합콘텐츠팀장과 와이브로활성화팀장에는 통일연구소에 파견갔던 오광혁 서기관과 송재성 대구전파관리소장을 각각 임명했다. 두 팀은 방통위가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신설하는 전략적인 자리라는 점 때문이 시선이 모아졌다.
한편 내외부 여건으로, 이번 인사를 통해 새롭게 보직은 맡은 과(팀)장이 사실상 한 두명에 그쳐 16일 과장급 인사가 난 방통위 분위기는 우울했다. 통상 적지않은 무보직 서기관이 보직을 받아 축하 인사가 오가는 것이 1월 과장 보직 인사의 특징인데, 이번 인사에서는 신규 보직을 맡은 인사는 극소수에 불과한 그야말로 순환보직의 전형이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방통위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은 예견된 것이었지만 실제로 인사 발령 직후 분위기가 푹 가라 앉았다”며 “더 힘든 것은 현재로서는 사실상 인사적체에 대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허탈해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