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지난달 6일 생계 침해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한 특별팀을 구성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경기침체를 틈타 서민 생활을 위협하는 조직폭력배나 마약사범이 대상이라고 한다. 특히 이들 조직폭력배는 영업 보호비나 업소 보호비라는 명목으로 힘없는 서민을 상대로 금품을 뜯거나 중소기업 활동을 방해하며 사회에 기생하는 범죄자들이다.
그런데 이런 조직폭력배가 사이버 공간에서도 활개를 치고 있다. 주로 중국 해킹그룹으로 의심되는 이들은 국내 인터넷 전자상거래 업체를 대상으로 무차별 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을 무기로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때는 거액의 돈을 요구한다. 일단 DDoS 공격을 받은 업체는 시스템이 다운돼 영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돈을 지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이들은 향후 공격하지 않는 조건으로 매월 상납금을 요구하는 파렴치한 행위도 불사한다고 피해자들은 말한다.
사이버 조폭의 탄생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일단의 해킹그룹이 옥션에 해킹을 안하는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했으며, 3월에는 미래에셋증권에 비슷한 이유로 현금 5000만원을 요구했다고도 한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간헐적으로 위협하던 사이버 조폭이 최근 들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유가 경제침체와 무관치 않다고 말한다. 자금난에 몰린 컴퓨터 전문가들이 해커로 변신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유혹을 떨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상당수 비즈니스 모델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사회다. 사이버 조폭을 단속하기가 익명성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어렵다고는 하나 서민경제 기반을 뒤흔드는 이들을 척결하지 않고는 사회안전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관련 당국이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