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대덕특구와 기술사업화

　세계적인 혁신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해 시행된 대덕연구개발특구가 기반 구축기를 지나 본격적인 도약기로 접어들었다.제2기 체제에 돌입한 대덕특구지원본부도 특구 업그레이드를 위해 내부 에너지를 응집시키고 있는 상태다. 세계를 놀라게 하는 커다란 사건부터 한 개인의 삶에 변화를 주는 일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는 어떠한 조짐이 있게 마련이듯 대덕특구 역시 변화의 경계선인 ‘임계점’에 다다라 있다. 임계점을 넘어 성과가 가시화되기에는 사실상 짧은 시간이었지만, 도약기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시스템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대덕특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여러 물밑 현상에서도 새로운 조짐을 감지할 수 있다. 특구 내 출연연과 해외 연구소 간 공동 연구개발(R&D) 및 자발적인 활동성(activity) 증가 등이 그 일면이다. 특히 국가성장동력 창출이라는 미션을 실현하기 위해 지금 이 시점을 계기로 한 단계 점프업을 준비하고 있다.

　점프업을 위한 핵심은 기술사업화다. 30여년간 쌓아온 연구성과물을 산업화로 연계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만 ‘한국경제의 희망’으로 우뚝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취약한 산업화 기능을 보완하고 연구개발 및 비즈니스 기능을 고도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기도 하다.

　특구본부는 이를 위해 기술사업화센터를 신설했다. 기술의 발굴·이전, 창업 및 기업성장 지원 등 전 주기적 사업화 촉진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다. 대덕특구가 잠재된 연구역량과 풍부한 연구개발 및 기술 인프라를 가지고도 아직까지 기술사업화나 실용화 부문에서 미흡한 것은 기술의 산업화 연계나 응용기술의 생산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가 대덕특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R&D의 선두지역임을 자부하는 대덕으로서는 휴면 기술을 깨워 수익을 회수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사업화센터는 이런 기술사업화의 선순환적 구조를 정착시키는 역할을 강화하고, 산학연 연계를 위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핵심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들의 연계기능이 강화되면 동반성장에 필요한 시너지효과는 물론이고 기술사업화 성공 모델도 조기에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또 기반 구축기를 지나는 동안 공공중심의 기술사업화 기능을 탈피, 공공연구기관, 민간서비스업체, 기업과 상호 연계해 기술사업화를 종합 지원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기술사업화의 성공은 결국 시장의 논리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간의 역량과 기능을 접목시키고 활용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사항이다.

　더불어 고객중심적·시장친화형 사업지원 기능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서 기술사업화센터가 만들어졌다. 대덕특구가 지향하는 기술사업화는 산학연의 연계는 물론이고 이들의 공조와 협력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 이들의 공조와 협력은 결국 산학연의 목소리를 듣고 이에 필요한 지원과 정책을 펼쳐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기술사업화센터에서는 민간참여형 융·복합 사업을 발굴 추진하는 한편 고객중심의 개방형 사업추진을 위해 고객 참여형 공모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대덕특구 육성사업이 본격 추진된 후 지난 3년여간 입주 기업 수나 매출액 등에서 양적인 성과를 창출했으나 벤처기업의 나홀로 성장에 따른 영세성이나 기술의 생산성 약화 등 질적 고도화가 필요한 시기다. 임계점을 넘어선 가시적 성과와 위기의 시대 희망을 만들기 위해 대덕의 의지와 역량의 결집을 기대한다.

　강계두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이사장 kanggd3@ddi.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