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지금 필요한 친구입니다!’는 최근 등장한 지역 방송 캠페인 슬로건이다.
부산 시내에 설치된 입간판에서 보았는데, 문구를 읽자마자 마음에 와 닿았다. 모든 분야에서 발 빠른 대처와 한발 앞선 방책으로 이번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평정심을 유지하며 여유를 잃지 않아야 실기 또한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중국과 일본의 해외 파트너들과 2009년 국제교류사업을 놓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인가’가 화제로 나왔다. 중국인이 느끼는 위기감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커 보였다.
지난 몇 년간 고속성장을 해왔고, 올림픽을 개최하며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던 중국인에게 이번 경제위기는 실물경기 침체를 넘어 심리적으로도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 산학연 관계자들은 경제 위기에 분명한 인식을 갖고 있지만 심리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았다. 10년 전 IMF 자금 지원을 극복했던 경험 때문이 아닌가 한다.
위기 극복의 주요 해법 중 하나인 해외마케팅에서도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마음가짐이 아닐까. 조급하지 않게 한 걸음씩 차근차근 준비하고 끈기 있게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에는 항상 좋은 결과가 있었다. 해외바이어가 우리 기업과 처음 만나 바로 구매하는 일은 결코 없다. 최소 1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해외마케팅을 진행해야 서로의 신뢰가 쌓여 좋은 결과가 나온다.
우리는 다른 나라에 없는 위기 극복의 경험이 있다. 그 노하우가 경쟁력이 될 수 있기에 조금은 여유를 갖고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국제협력팀장 최원석 choiws88@busani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