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키워드라 할 수 있는 ‘문화’와 ‘환경’이 세계 경제침체 속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발전’이라는 명목 하에 ‘문화’와 ‘환경’을 외면했던 20세기에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광경이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미국, 일본, 중국, EU도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환경’문제는 현재의 불황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주요 과제로 자리 잡았다. 우리 시대에 환경문제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달 우리 정부는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으로 ‘신성장동력 17개 산업’을 내놨다.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고갈 같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불황을 타개하겠다는 ‘두 마리 토끼 잡기’가 시작된 셈이다. 정부의 정책을 환영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부의 발표 내용을 놓고 여러 비판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하나는 이른바 ‘그린 뉴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지역 차원에서의 다소 회의적인 시각이며, 다른 하나는 이런 전략이 대기업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전자와 관련해서는 중앙 언론보다는 지역 언론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신성장동력 산업’이라고 대서특필되기는 했지만 속내를 보면 그동안의 정부 사업과 중복될 뿐만 아니라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다. 또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부는 초기시장만 창출하고 그 외 부가가치 창출은 민간 부문에 맡긴다고 하는데, 사회간접자본이 열악한 지역에 과연 민자 유치가 가능할 것인지의 의문제기가 주류였다.
다음으로 대기업 중심의 신성장, 녹색성장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다. 지식경제부는 실물경제종합지원단을 중심으로 산업계 목소리를 듣고 특히 우량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할 때 즉시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 각종 간담회에서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발광다이오드(LED)라는 산업이 태동하고 있다.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핵심 현안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한다. 언론도 세계 LED 시장을 누가 선점하는지가 조명시장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예견했으며, 이미 여러 나라에서 LED 조명산업의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현장을 소개한 바 있다. 작년 9월에 발표한 지경부의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에서도 LED는 성장동력화가 필요한 9대 분야 중 하나로 지목된 바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시각에서 바라본 LED 산업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은 정책실현 기관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대기업에 밀리고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책을 만들고 있으나, 시장은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버티기에 여전히 힘들다.
LED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정책의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논의 테이블에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 참여할 공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LED 산업은 현재로서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녹색성장을 함께 포함하는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기 때문이다.
김기호 한국LED보급협회장 kkh@kle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