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케이블텔레콤(KCT)이 1588·1644와 같은 전국대표번호 사업 진출을 앞두고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전국대표번호 번호이동제도’ 도입을 건의했다. 전국대표번호는 지역번호 없이 전국 어디서나 발신할 수 있는 네자리 번호로 기업의 고객센터 번호 등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 및 기관에 따르면 KCT는 전국대표번호 변경 없이 사업자를 이동할 수 있는 번호이동제 도입을 요구했다. 번호이동이 되지 않는다면 전국대표번호 시장에 나서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2400억원 규모의 전국대표번호 시장의 경우 현재 KT·LG데이콤·SK브로드밴드·SK텔링크·온세텔레콤 5개 사업자가 과점하고 있다. 소매사업을 하는 대부분 기업에서 전국대표번호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신규 사업자가 이 시장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기존 시장에 파고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이미 고객들에게 홍보가 돼 있는 번호를 바꾸기 어려운 만큼 번호이동제도가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여기에 15△△처럼 뒷자리 연속 번호가 남아있지 않다는 점도 KCT가 전국대표번호 번호이동을 주장하는 주요 이유다.
KCT 관계자는 “전국대표번호 사업과 관련한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번호이동 문제 해결되면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대표번호는 지능망 서비스로 번호이동을 위해서는 지능망 구축이 필수적이다. 방통위는 유선전화망의 지능망 구축에는 몇천억 단위의 투자가 필요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KCT 측은 “전국대표번호와 같은 방식의 지능망 서비스 080의 경우 착신전환 방식으로 번호이동을 하고 있다”면서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는 만큼 조속히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