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1장에 영화 1만2500편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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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기술보다 저장용량이 1만배 이상 향상된 저장장치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국내외 공동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번 기술 개발로 하드디스크, 메모리스틱 등 정보 저장장치의 초대용량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진 울산과기대 교수(사진)와 토머스 러셀 미 매사추세츠대 교수, 팅 슈 미 버클리공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1제곱인치에 10테라비트 이상의 초고밀도 고분자 패턴 형성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현재 한편의 영화(1기가비트)를 담을 수 있는 DVD 한 장에 1만2500여편(1만기가비트)의 영화를 수록할 수 있다.

 기존에는 전자 빔 식각기술을 이용해 머리카락 단면크기인 수십마이크로 제곱미터 면적에 제곱인치당 1테라비트의 밀도를 갖는 고분자 패턴을 형성했다. 하지만 저장매체 크기가 너무 작아 상용화가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반면에 이번 기술은 단결정 성질과 고분자조합체 결합을 이용해 기존보다 1000배 이상 커져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인 수㎠ 면적에 패턴을 형성하며, 밀도도 기존보다 10배 이상 높아진 제곱인치당 10테라비트를 구현했다. 기존 기술에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비트 간의 간격이 50나노미터(㎚) 정도라면, 이번 기술은 비트 간의 간격을 7㎚로 줄였다.

 박수진 교수는 “분자량이 매우 작은 고분자는 쉽게 나노구조가 제어되지 않지만 소량의 염(salt)을 가하면 수㎚의 크기를 갖는 나노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 “이 원리를 주기적인 선 배열을 갖는 기질 위에 적용시켜 초고밀도의 고분자 주형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기존 밀도에 비해 100만배 이상 초고밀도를 갖춰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메모리 스틱 등 정보저장매체에 응용 가능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테라급 정보저장 매체 및 패턴 개발 분야에서 다양한 응용연구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과학저널인 ‘사이언스(Science)’ 2월20일자 인터넷판에 소개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