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동통신시장의 ‘가격전쟁(Price war)’이 심화되기 시작됐다.
22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4위 이통 사업자인 T모바일USA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장기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월 50달러의 무제한 정액 요금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 요금제는 비록 제한된 지역의 22개월 이상 장기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프로모션 성격이 짙지만 향후 미국 전역으로 확대 실시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반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T모바일의 50달러 요금제는 시장 3위 업체 스프린트넥스텔이 지난달 출시한 50달러 정액제(선불) 상품 ‘부스트모바일(Boost Mobile)’을 뒤이은 것이다. 당시 통신 애널리스트들은 T모바일의 고객층이 부스트모바일에 가장 큰 취약성을 드러내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T모바일의 한 관계자는 “22개월 이상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미 전역을 대상으로 한 추가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존 호더릭 UBS 애널리스트는 “수주일 안에 미국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통시장 3·4위 업체의 50달러 무제한 정액제가 이뤄지면서 1·2위인 버라이즌과 AT&T의 대응 행보로 시선이 옮아가고 있다. 지난해 초 버라이즌과 AT&T는 99.99달러 무제한 음성통화 정액요금제를 출시해 가격 인하 경쟁을 촉발한 바 있다.
하지만 호더릭은 이 요금제가 T모바일 고객의 이탈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 가입자들이 대상이라는 점에서 버라이즌과 AT&T의 가세를 불러오기에는 시장영향이 미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부스트모바일의 닐 린제이 최고마케팅책임자(CMO)도 자사의 50달러 요금제를 두고 ‘과도한 기대감(exceeded expectations)’을 가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