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반도체 산업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려면 앞으로 최소 3년의 시일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삼성전자·인텔 등은 건재할 것이라는 긍정적 예측도 나왔다.
대만 TSMC의 모리스 창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전세계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 수준까지 회복되는 시기는 2012년”이라며 “반도체 경기가 바닥에 근접했지만 가파르게 하락한 것에 비해 회복은 매우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 몸담은 지 50년이 넘은 창 회장은 지난 1987년 TSMC를 설립, 세계 최초 위탁생산 업체로 길러낸 반도체 전문가다.
창 회장의 이같은 전망은 반도체 산업의 불황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TSMC의 경우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31.2% 하락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3%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1월 TSMC의 월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8.9% 급락했다.
그는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께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은 낙관적인 부분만 주목한 편협한 판단”이라며 “소비자 제품과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매출 감소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창 회장은 소비자 가전과 반도체 생산을 병행하는 업체 중 삼성전자와 인텔이 유일하게 ‘견고한 입지(strong position)’를 지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나머지 업체들이 반도체 사업부 분사 또는 인수 합병을 가속화하면서 업계 재편이 빨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