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KTF와 합병 이후 회장 체제로 전환하고 사업별 독립경영제(CIC: Company In Company)를 도입한다. 또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한다.
KT는 24일 이사회를 열어 유무선 통합 경영에 대비한 체제 정비와 사업목적 추가를 골자로 하는 정관변경(안)을 승인했다. KTF와의 합병 및 정관 변경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는 오는 3월 27일 개최될 예정이다.
따라서 임시 주총 이후 이석채 사장은 회장으로 격상된다. KT는 합병 이후 ‘통합 KT’ 조직을 사업별 독립경영 형태의 CIC 체제로 변경할 예정이다. 늦어도 5월초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통합 KT의 출범 예정일은 오는 5월 18일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가한 이유에 대해 KT는 유휴 토지를 활용해 태양광 발전 사업에 진출하고 탄소배출권을 획득, 이산화탄소 저감 비용을 상쇄하고 보유 자산의 생산성도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석채 KT 사장은 “이번 이사회의 결정은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에 중점을 둔 ‘올 뉴(All New) KT’ 경영을 이사회가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합병 이후 KT는 단순한 대기업이 아니라 국가 경제를 살리는 녹색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는 진정한 국민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뉴스의 눈>
회장제 신설과 CIC 도입은 통합KT를 회장을 정점으로 사업 조직별 책임 경영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회장은 미래 비전을 세우면서 주요한 현안을 정리하는 역할을 하며, 사업조직은 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책임 지고 경영함으로써 효율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KT는 규모가 거대한 데다 사업 분야도 다양하다. 사장 홀로 일일이 모든 사업을 컨트롤하기 힘든 구조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도 힘들다. 민영화 했다고 하지만 아직 공기업 시절의 관료제 문화도 남아 있다. 경영구조를 바꾼 것은 KT를 진정한 민영 기업으로 바꿔놓겠다는 선언으로 보인다. 관심은 어떤 CIC 체제를 갖출 것이냐다.
이석채 사장은 지난 달 이 사장 취임 이후 홈고객, 기업고객, 서비스디자인(SD), 네트워크 등 4개 부문으로 정비했다. KTF 합병 이후 이동통신 사업을 개인고객 부문으로 추가한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CIC는 이 5개 부문 가운데 홈고객, 기업고객, 개인고객 등 3개 부문에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사업을 개발하는 SD와 네트워크부문 등을 묶은 기타부문은 회장 직속 체제로 또는 별도의 CIC를 두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KT가 또 종전 부사장, 전무, 상무 및 상무보로 명시되어 있던 집행임원의 구분을 경영 상황에 따라 이사회가 정하도록 했다. 이는 CIC 체제 도입을 위한 포석일 뿐만 아니라 집행 임원의 구분을 사실상 단순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내부 경쟁을 유도하고 연공서열 파괴와 외부 인사 중용 등 이 사장의 능력 제일주의를 원칙을 지속적으로 적용하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추가한 것은 수년전 부동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통신 일변도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부동산 등 기존의 자산을 바탕으로 앞으로 다양한 부가가치 사업을 펼치겠다는 의미다. KT측은 “단순한 유무선통신 등 대표 IT 이 아니라 환경 경영·녹색 성장의 대표주자로서 거듭나겠다는 포석”이라며 “이르면 다음 주에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전략과 목표 등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