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들을 만난 자리에서 여자 동기가 게임을 하는 남편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퇴근하고 돌아와 한두 시간씩 하는 게임이 못마땅하다는 말이었다. 오랜 시간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적당하게 즐기는 것 같은데 그게 왜 싫은지 다시 물어보았다. 동기의 대답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게임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도 모자라 돈까지 쓴다는 답변이었다.
지난 10년간 국내 게임산업은 질적 양적으로 성장을 거듭하며 문화 콘텐츠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 게임산업 규모도 2008년 기준으로 6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게임산업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국내에서의 수요 증가와 해외 수출 등으로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견인할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위의 사례에서처럼 게임이 건전한 놀이 문화로 자리 잡기에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주변의 지인이 게임을 즐긴다고 하면 걱정부터 하는 일이 대부분이고, 당연한 비용 지급이 도리어 이상해 보이는 현실이 바로 대한민국 게임의 현주소다.
과몰입이나 폭력성 등 게임에 부정적인 요소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게임이 가지는 긍정적인 가치를 폄하하고 규제 대상으로만 간주하려는 시각은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게임이 시장에서 도태되기를 자처하는 셈이다.
게임이 규제의 대상이 아닌 순수 창작물로서 인정받고 하나의 취미생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부와 게임 업체의 다양한 노력과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게임 업체는 자율적으로 과몰입 방지, 올바른 게임 이용 습관 교육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임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노력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의 게임 문화 이해와 인식 변화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게임이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 역군으로서 발돋움하고 있는 지금, 문화 콘텐츠로서도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준현 네오위즈게임즈 홍보실장 kwh1005@neo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