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닻을 올려 14주년을 맞이한 케이블TV업계가 단순 방송차원을 넘어 방송통신융합시대의 강자를 꿈꾸고 있다.
출범 당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표현되기도 했던 케이블 TV는 초기 준비부족·정책혼선에다 IMF 등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그동안 1500만에 달하는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국민들에게 가장 친숙한 방송 매체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2000년부터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하고 2005년에는 디지털케이블을 상용화한 데 이어 인터넷전화(VoIP)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케이블TV 업계는 이동통신시장 진출에도 의지를 내비치면서 ‘케이블 2.0’을 강조하는 등 방송통신 융합시대의 진정한 리더로 자리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케이블 TV도입은 지난 1989년 노태우 정부시절부터 준비를 시작, 1995년 3월 1일 48개 SO가 24개 PP로 9만7000 가구에서 역사적인 첫 방송을 시작했다.
2000년 통합방송법을 통해 제 1기 통합방송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케이블TV의 본격적인 산업화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많다. 2001년 PP 등록제와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의 3차 SO전환을 계기로 PP와 SO가 대거 증가했다.
씨앤앰은 2002년 서울과 경기 10개 지역 12개 SO의 통합경영에 돌입하면서 대형 MSO 시대를 열었다. 2005년 2월에는 CJ케이블넷(현 CJ헬로비전)이 양천구에서 처음으로 디지털케이블TV 상용시대를 개척했다.
케이블업계는 성장의 기회와 함께 큰 도전도 받고 있다. 케이블 업계에 2009년은 큰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시기다. 유료방송의 격변 속에 주도권을 유지해야 하며 통신분야로의 안착도 꼭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다.
유료방송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IPTV가 상용화를 시작했다. 2002년 개국한 위성방송 등과 맞물려 유료시장은 전면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는 의미다. 케이블의 강점은 가장 많은 채널을 확보하고 있고 1500만에 달하는 시청자를 미리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위성방송과 IPTV역시 고화질 콘텐츠확보, 양방향 서비스 확대 등의 공격 카드를 갖춰놓고 있다.
특히 방통융합시대를 맞아 TPS나 QPS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케이블사업자도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케이블 사업자들은 올해 인터넷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케이블TV방송협회는 3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제 14주년 케이블TV의 날’ 행사를 갖는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 등 400여명의 정부·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길종섭 신임 케이블TV방송협회 협회장
“시청자 중심의 시대를 열고 케이블업계의 공정경쟁 환경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
앞으로 3년간 케이블TV방송협회를 이끌게 된 길종섭 신임 협회장은 ‘시청자,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를 강조했다.
그는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맞아 케이블TV가 디지털 리더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콘텐츠를 혁신하고 국민과 함께 하기위해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기여하는 매체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길 회장은 또 “14살이라는 나이는 많은 고민과 목표가 있는 시기로 적절한 지원이 있어야 할 때”라며 “정부가 신규 매체(IPTV)에 지원하더라도 공정경쟁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통신 융합이라는 대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케이블TV가 당당히 밀리지 않고 중심에 설 수 있도록 SO와 PP의 힘을 결집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