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의 지난해 4분기 수익이 대폭 감소했다. 2002년 이래 최악의 성적표다. 이에 델은 오는 2011년까지 당초 계획했던 30억달러에서 추가로 10억달러를 더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델의 2008년 4분기(2008년 11월부터 2009년 1월까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 급락한 3억5100만달러(약 5340억원)로 나타났다. 매출은 134억달러(약 20조4000억원)로 16% 떨어졌다.
PC부문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데스크톱PC 판매가 27%, 노트북PC가 17% 줄었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매출이 17%, 판매량은 23% 감소했다. 세계 시장에서 소비자 제품군 출하량은 18% 늘렸지만 매출은 되려 7% 줄었다. 저가 미니노트북PC 넷북이 인기를 끌면서 판매 단가가 전반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월가는 델의 실적이 예상만큼 나쁘진 않다는 반응이다. 일회성 지출을 제외한 델의 주당 순이익은 29센트로, 월가의 예측치 26센트보다 3센트를 상회했다.
델은 2007년 창업자 마이클 델이 CEO로 복귀하면서 전열을 정비한 것이 유효했다며 추가 구조조정 계획을 알렸다.
브라이언 글래든 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불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다”며 “2011년까지 30억달러를 아끼겠다는 기존의 목표에 10억달러를 더해 총 40억달러를 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추가 인력 감축, 공장 폐쇄를 단행한다. 델은 지난해에만 정규직 1200명을 포함해 1만명에 가까운 인원을 잘라냈다.
2006년 HP에 ‘PC제왕’ 자리를 내준 델은 HP 추격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2007년부터 직접 판매에서 방향을 틀어 2만4000개의 소매점에 입점했지만, 8만개를 보유한 HP에는 아직 크게 뒤진다.
외신들은 올해 PC 수요가 7.3%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델의 실적 회복이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 전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