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가 IT업계로 간 까닭은?

 1년 전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사람들은 더 이상 책을 읽지 않는다”며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하지만 현재 전자상가에서 ‘킨들2’는 애플 아이팟 터치를 능가하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도 사용자들은 ‘넷플릭스’를 통해 온라인으로 영화를 빌려보거나 애플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구매하고 무선 데이터 요금을 꼬박꼬박 챙긴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튀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미리 알 수만 있다면?

 1일 포천은 요동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문화인류학자 등 사회 과학자들을 핵심 인력으로 영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소개했다.

 문화인류학자인 제네비브 벨 이사를 영입해 꾸준히 소비자의 성향을 연구해온 것으로 잘 알려진 인텔 외에도 HP·IBM·모토로라·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이같은 트렌드에 동참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특히 불안한 경제 탓에 예측불가능한 변수가 자주 등장하면서 이들 사회 과학자들의 역할이 점점 증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IBM은 사회과학자 ‘군단’이라 표현할 만한 사회 과학 전공자들을 영입해 업무 환경에 대한 연구를 맡겼다.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 부문에서 ‘기술’이 업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

 인텔 제네비브 벨 이사는 최근 다른 사회과학자들과 함께 역사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소비자들의 IT 관련 취향이 어떻게 변했는지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위기 속에서 항상 기회는 있다는 것이 연구의 기본 원칙이다.

 인텔에 따르면 경제 사정이 안 좋을수록 낡은 아이디어는 빨리 사장된다. 또 인간 관계를 형성하거나 사회성을 강화시키는 기술이 평소보다 신속하게 받아들여진다고 인텔은 덧붙였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