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포럼] 세계 콘텐츠소비자를 위하여

[콘텐츠포럼] 세계 콘텐츠소비자를 위하여

 우리 민족은 직접 대면승부에 강하다. 특히 올림픽 기간 중 투기종목과 일부 구기종목에서 보여주는 놀라운 투혼과 성적은 경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승부근성과 성취 또는 패배 후 와신상담 그리고 극복은 스포츠나 산업현장에서 공히 볼 수 있는 과정이며 세계 시장에서는 산업도 간접재보다는 소비재에서 강점을 보인다. 휴대폰(세계시장 점유율 25%), 선박건조(34.4%), PC온라인게임(40.2%) 등과 같이 글로벌경쟁력을 보유한 부문을 살펴보면 우리 민족의 비즈니스 DNA가 개인소비자와의 직접소통에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완제품 또는 서비스에 참여하는 여러 협력기업 중 관련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글로벌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업에 의해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경우에 협력기업에 돌아가는 과실이 많지 않음을 방증한다.

 융합형 콘텐츠는 소비자를 직접 지향한다. 콘텐츠 산업 특히 디지털콘텐츠산업은 소비자와의 직접소통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해왔으며, 특히 소비자와의 채널을 완전히 개방한 초고속인터넷의 확산은 디지털콘텐츠산업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고, 계속할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만큼이나 이동통신의 확산도 포화상태에 이르렀음에도 인터넷기반 분야에 비해 모바일기반 분야의 성장이 더딘 것은 다름아닌 채널 독과점에 따른 일방적 거래질서 때문이다.

 시장경제에서 관련 인프라 선행투자자가 법의 범위에서 규정한 거래관행을 일방적으로 매도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의 결과에 주목할 필요는 있다. 즉 IT서비스업체나 통신사업자 그리고 기기사업자와 같은 대형사업자에게 종속된 사업자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반면에 PC온라인게임과 같이 상품이나 서비스로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산업은 실패할 수도 있지만 소비자와의 교감을 토대로 재도약하거나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관점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앱스토어 같은 사례는 개방에 의해 즉 공급자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에 의해 관련비즈니스가 얼마나 빨리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자랑인 PC온라인게임도 초기에는 외국 퍼블리셔에게 라이선스료를 받고 제품을 양도했으나 해외유저와의 소통에 의한 마케팅노하우는 고스란히 해외 퍼블리셔의 몫이었으며 일정 수익이상을 창출하기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직접 퍼브리싱에 나서면서 전 세계 유저들과의 직접소통을 기반으로 그 경험과 지식, 그리고 수익이 급증하면서 향후 그 성장이 더욱 기대되며 여기에는 옛 정보통신부의 글로벌서비스플랫폼지원도 한 몫을 했다.

 우리나라는 콘텐츠산업 특히 융합형 콘텐츠산업 발전에 매우 유리한 인프라자원과 국민적 기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업계의 기업가정신 또한 강할 뿐 아니라 산업육성에 대한 정책적 의지도 매우 강하다. 이러한 토양을 기반으로 전 세계 콘텐츠소비자를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지금껏 그들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다. 즉, 1인 창조기업 또는 SOHO, 나아가 벤처에 의해 다양한 융합형콘텐츠 아이디어와 서비스가 끝없이 시도되는 콘텐츠 개발저변을 만들고, 소비자와의 직거래기반을 형성하는 가운데, 개발결과물의 권리보호장치가 어우러지는 융합형 콘텐츠생태계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바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전 세계 특히 선진국의 부유한 콘텐츠소비자들은 새롭고 색다른 체험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으며 이들을 위해 우리는 멋진 융합형콘텐츠를 선보여야만 한다. 그 결과로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디지털콘텐츠 산업종사자의 1인당매출액이 3억원(2007년도 현재 1억4000만원)에 다다르게 되고 우리나라 평균국민소득 또한 3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 기대한다.

정호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디지털콘텐츠사업단장/hkjung@softwa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