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일 신문·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의 처리를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100일간 논의한 뒤 표결 처리’하는 쪽으로 극적 합의를 이뤘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 회동해 이 같은 내용에 전격 합의했다. 여야 대립, 김형오 국회의장의 쟁점 법안 직권상정 등으로 충돌 위기에 몰렸던 국회는 일단 파국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여러 논란 끝에 여야는 이날 오전 김형오 국회의장의 중재로 미디어관련법 중 방송법 등 민감한 법안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산하에 여야가 동수로 참여하는 사회적 의견 수렴기구를 설치해 4개월간 관련 법안을 논의한 뒤 국회법에 따라 처리하자는 잠정안을 만들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크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최종 논의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미디어법 등을 포함한 15개 법안을 이날 오후 본회의에 직권상정하겠다고 공식 밝혔다. 한나라당이 요구한 신문법과 방송법, IPTV법 등 3개 법안에 대한 심사 기간을 정하는 등 모두 15개 법안의 직권상정을 결정한 것.
급박했던 상황은 민주당이 막판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100일간 관련 법안은 논의한 뒤 ‘표결 처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수정안을 전격 제시하면서 여야 간 최종 합의를 이뤄내는 데 성공했다.
미디어법의 최종 처리와 관련해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특히 이날 미디어법을 비롯한 쟁점 법안 타결 이후에도 여야 간의 물리적 충돌은 한동안 계속됐다. 앞으로도 문방위 내 합의기구의 구성 자체는 물론이고 다양한 논의 과정에서도 지상파에 대한 대기업의 지분 참여, 신문의 방송 겸영 등에서는 지속적인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