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진실](https://img.etnews.com/photonews/0903/090303054334_1053208475_b.jpg)
게임산업을 흥행 비즈니스라고 한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고 한다. 열 번 실패해도 한 번의 성공으로 이 모든 것을 뒤엎을 수 있는 법이라 한다.
1970년대의 미국 영화산업은 위협에 직면했다. 컬러TV 보급에 따라 사람들이 더 이상 극장에 가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지극히 타당한 예측이 쏟아졌다. 할리우드는 다른 무엇을 만들어냈다. 대형 극장체인 기반의 광역배급체계, 여름방학이나 성탄절 대목을 겨냥한 대작영화, 스타시스템 등 영화산업의 일반적 비즈니스 모델이 그즈음에 태어났고 굳어졌다. 할리우드는 영화산업의 표준이 되어 경쟁력뿐 아니라 글로벌한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하이리턴’의 매혹이 아무리 진해도 ‘하이리스크’는 비즈니스에서 용납될 수 없는 ‘독성’이다. ‘하이리스크’는 ‘하이리턴’을 기대하며 감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이리턴’을 얻기 위해 극복하고 제거해야 하는 ‘불순물’이다.
북미 게임시장은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지속적으로 점유하는 카테고리가 프랜차이징게임, 즉 히트영화나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대박도 없지만 쪽박도 없다.
창조적 아이디어가 만들어내는 기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며 비즈니스가 그런 것을 억제해야 한다는 것은 더욱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한편으로는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을 중얼거리며 불확실한 선택을 감수하는 것이나 다른 한편으로 치밀한 리서치가 성공을 보장할 거라 믿으며 크리에이터를 통제하려는 어느 쪽도 실은 전략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50억원을 넘어가는 단위제품 개발비, 기십억원도 빠듯한 마케팅 예산, 개발과 테스트, 서비스를 포함해서 5년이 훌쩍 넘는 투자기간, 이 모든 것은 게임시장의 성장잠재력이나 해외시장 개척 가능성에도 극복해야 할 난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별 제품의 경쟁력뿐 아니라 산업레벨에서 태생적인 불확실성을 완화해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신동윤 엠게임 전략기획사업부 이사 dyon@mga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