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3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를 위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금산분리 완화를 위한 은행법, 한국정책금융공사법의 3개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재계는 입법화 관문의 8부 능선을 넘자 대기업 투자의 발목을 잡던 족쇄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며 환영했으나 지금의 경제상황에서 대기업의 투자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통과된 은행법 개정안은 산업자본(기업)의 시중은행 지분소유 한도를 현행 4%에서 10%로, 산업자본의 사모펀드투자회사(PEF) 출자 한도를 10%에서 20%로 각각 높이는 내용을 담았다.
박종희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간사협의에서 산업자본(기업)의 은행지분 한도를 10%로 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했지만 홍재형·김동철 민주당 의원은 8%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맞서면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이들 3개 경제 관련 쟁점법안을 둘러싸고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의 상정 및 표결처리에 나서, 김영선 정무위원장(한나라당)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강력 저지에도 회의 진행을 강행했으며, 결국 과반 의석을 가진 한나라당의 찬성으로 이들 법안은 통과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단체는 외국에 없는 대표적인 기업 투자 관련 규제를 폐지함으로써 기업의 투자 환경이 개선됐다며 환영했다. 경제단체들은 특히 출자총액제 폐지 등은 국가경쟁력 제고와 기업의 투자를 촉발시킬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업 진출 문이 넓어지고 출자 제한도 완화된 대기업들은 “출종제 폐지가 재계의 투자 의욕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은행 투자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또 일각에선 대기업들이 시장 상황을 감안해 투자를 줄이는 상황에서 법이 통과하더라도 상황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