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PC업체 레노버가 가격을 낮춘 PC로 내수 시장 공략에 나선다. 본토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친정을 지킨다는 전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 레노버가 2500∼3500위안(약 56만∼79만원)으로 가격대를 낮춘 신제품 PC 15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존 제품보다 최소 10%에서 많게는 30%까지 가격을 낮췄다.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농촌 지역 거주자들이 가전제품을 구입할 때 13%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가전제품 보조금으로 일년에 44억달러(약 6조8000억원)를 풀 것으로 예측한다. 레노버는 PC산업이 이를 흡수해 약 100억위안(약 2조26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아 리 레노버 부사장은 “향후 3년간 중국의 32만 농촌 가구, 약 500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PC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700개의 매장을 새로 열겠다”고 밝혔다.
미국·유럽 등 역성장이 예상되는 선진국보다는 확실한 유인책이 있는 내수를 택한다는 방침이다.
가전제품 구입 보조금에 기댄 레노버의 내수 집중 전략이 효과적일지는 의견이 갈렸다.
브라이언 마 IDC싱가포르 연구원은 “보조금 정책이 이론적으로는 PC출하량을 늘리겠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을 낮추긴 했어도 여전히 연소득 평균 700달러에 머무는 중국 농촌 가구에서 PC를 선뜻 구매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레노버의 전체 매출에서 내수는 40%를 차지한다. IDC에 따르면 올해 중국 PC시장은 약 3%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2007년 25%, 2008년 9%에 비해 성장률이 최저로 떨어지는 것.
레노버는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2005년 IBM의 PC사업부를 인수하며 수출에 공을 들여왔지만 최근 중국 본사의 글로벌 지원 부서 인력 수백명을 쳐내는 등 사업을 개편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