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공간 확대가 살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오전 아주지역별 해외 공관장 회의에서 신아시아 구상을 밝혔다. 동북아 중심의 경제교류에서 벗어나 아시아권내 모든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는 등 경제 교류를 대폭 확대하고 금융위기·기후변화 등 범 세계적 이슈 해결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아시아 각국에 대해 ‘맞춤형 경제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아시아 지역에 대한 우리의 역할과 기여를 증대하는 것이 골자다.

 이 대통령의 경제 및 정치철학에는 ‘5+2 광역경제권’계획에서 드러난 것처럼 소규모 단위의 경제 공간을 확장해 먹을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이른바 ‘세일즈 정신’이 깔려 있다. 자원이 부족하고 5000만명도 못되는 단일 시장을 가진 국가 원수로서는 당연히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이 대통령은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서 남과북의 경제협력이 시작되는 순간 북방으로 향한 육로가 열리며 그순간 동북아 경제권이 구체적인 경제블록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고 예견한 바 있다.

 신아시아 구상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함께 세계 경제 주류 사회로의 동반진입하자는 선언적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아시아 지역의 경제블럭화를 시도하겠다는 것이라기 보다는 경제블럭화에 나서려는 세계 경제에 대한 아시아 차원의 시장개방 촉구라는 성격이 강하다. 이 대통령이 호주·인도네시아 등 방문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보호무역주의의 달콤한 유혹에서 벗어나 무역자유화의 대원칙을 굳게 지켜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신아시아 구상이 실현되려면 무엇보다 겸손한 자세로 상생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전세계에서 드물게 개도국에서 선진국 문턱까지 빠른시일내 진입한 우리의 발전 사례를 겸손하게 아시아 국가에 전달해야 한다. 신아시아 구상이 우리만의 과실이 아니라 아시아 전체의 열매가 되도록 진정성을 담아야 한다. 일본·중국에 비해 이미 한발 늦은 우리의 무기는 겸손과 진정성일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