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도전에 직면한 `애플 앱스토어`

 애플 아이폰 성공의 견인차인 ‘앱스토어’가 독립 개발자들이 문을 연 외부 상점들로 인해 거센 위협에 직면했다. 애플의 공식 애플리케이션 온라인 장터인 ‘앱스토어’의 울타리를 벗어난 독립 개발자들이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면서 애플도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 아이폰용 인기 소프트웨어를 공급해온 개발자가 최근 ‘사이디아 스토어(Cydia Store)’라 불리는 별도의 상점을 개설, 애플 앱스토어에서 판매하지 않는 수백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이트는 애플이 인정한 공식 사이트가 아니지만 사용자들이 아이폰 개조를 위한 별도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으면 이용에 전혀 무리가 없다.

 또 다른 벤처기업은 ‘록 유어 폰(Rock Your Phone)’이라는 사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 사이트 역시 비공식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할 예정이다. 외신은 아이폰용 성인 게임에 특화된 사이트를 구축 중인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유사 앱스토어가 속속 등장하는 것은 애플 앱스토어의 수익성을 주목한 개발자들이 다소 엄격한 애플리케이션 적용을 고수하는 애플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애플리케이션 수익의 30%를 챙긴다. 중개업체인 파이퍼 제프레이는 애플 앱스토어 매출이 지난해 1억5000만달러에 이어 올해 최소 8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무엇보다 독립 개발자들은 애플이 소비자 보호라는 미명 아래 애플리케이션 선택의 폭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사이디아스토어의 제이 프리먼은 “애플이 만든 규정을 이해하지만 이 규정이 개발자는 물론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제한해 왔다”고 말했다.

 이들 신생 사이트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구할 수 없는 차별화된 애플리케이션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사이코더(Cycorder)’라는 무료 애플리케이션은 아이폰에서 캠코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피디에이넷(PdaNET)’은 아이폰을 노트북PC 모뎀으로 바꿔 인터넷에 접속시켜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29달러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유사 상점이 애플의 매출을 갉아먹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앱스토어를 통한 애플리케이션 판매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애플로서는 적지 않은 위협이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을 개조하거나 외부 애플리케이션 사이트를 개설하는 업체 또는 개인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미 저작권사무소에 제출한 27페이지 짜리 성명서를 통해 “아이폰 개조는 명백한 불법”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 향후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