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내 모든 유선전화를 걷어내고 스마트폰 기반의 무선전화로 전사 통신시스템을 구축한 삼성증권의 사례가 금융권, 대기업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CJ그룹이 계열사를 모두 유무선통합(FMC) 시스템으로 구축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며, 무역협회도 동일한 시스템 도입을 위해 KTF 등 통신사업자와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화재·삼성카드 등 무선통신시스템 도입을 추진중인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들도 단순 무선을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유선을 대체하는 방식의 대대적인 변신도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사무실 통신환경을 유선이 아닌 무선으로 전면 대체하는 추세가 더욱 빠르게 국내 기업들로 확산될 전망이다.
◇삼성증권 물꼬…관심 급증=삼성증권은 지난 5일 자신들이 구축, 오픈을 준비중인 유무선통합(FMC) 시스템에 대한 사례를 발표했다.
어바이어와 모토로라가 금융권·대기업·대학 등의 수요자들만 초청해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 삼성증권 관계자가 참석, 구축 사례를 발표했다. 그 동안 시스템에 대한 몇가지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이번 세미나를 통해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세미나 참석하기 전부터 삼성증권의 사례에 관심을 갖고 있던 30여개 회사들의 도입 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사례 발표에 나선 삼성증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KTF를 서비스 사업자로 선정, 사내 통신시스템을 스마트폰 기반의 무선전화로 구축했다.
국내 대기업 사무실에서 유선전화가 사라지는 첫 사례로 관심을 모았다. 스마트폰의 특성을 살려 스마트폰으로 메신저는 물론이고 e메일, 삼성그룹 그룹웨어까지 사용하도록 했다.
얼마전까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험 운용에 들어갔고, 조만간 2500여명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모든 직원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SPH-M4800’ 하나로 사내에서는 인터넷전화(VoIP), 밖에선 휴대폰으로 사용하게 된다. 사내에서 VoIP로 통화하다가 회사 밖으로 나오면 자동으로 이통망인 WCDMA망으로 전환된다.
◇CJ그룹 등 확산, 수요 급증 예상=CJ그룹도 SK텔레콤과 함께 그룹 전체 계열사의 통신시스템을 무선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삼성증권보다 조금 늦게 진행되고 있지만, 그룹 전체 시스템을 개편한다는 점에서 파괴력은 삼성증권 사례 이상으로 예측된다.
특히 이 사업에는 삼성전자의 최신 휴대폰인 ‘옴니아폰’을 사용, 모든 스마트폰에 FMC 솔루션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실제 단말기 제조사들도 조만간 FMC를 지원하는 단말기 출시를 늘릴 예정이다. 또 삼성증권을 사례를 주목해 온 무역협회가 도입을 검토 중이며, 무선랜 도입을 진행하던 삼성화재나 삼성카드 등도 최근 FMC에 대한 고민의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4일 개원하는 서울성모병원이 선보일 ‘와이브로+와이파이+이동통신’을 결합한 통신시스템은 이 같은 분위기를 대기업은 물론 다른 고객군으로 급격히 확산시킬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KTF와 SK텔레콤 등 이통사업자들이 공수를 주고 받으며,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수요자뿐만 아니라 공급자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예상보다 시장이 더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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