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정치인 명예훼손 시정 요구 비율 높다”

이종걸 의원.
이종걸 의원.

작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가 출범한 뒤 ‘명예훼손’ 관련 정보 6334건을 심의해 1202건에 시정 요구를 한 가운데 정치인 12인에 관한 글이 914건에 달했다고 10일 이종걸 의원실(민주당)이 밝혔다.

이종걸 의원은 이와 관련, “(정치인 관련 심의 가운데)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8명, 김문수 경기도지사, 어청수 전 경찰청장 등 대다수가 여당과 정부 관료를 비판하는 글을 대상으로 하는 심의가 대부분”이었으며 “여당 정치인 관련 게시물의 명예훼손 시정 요구 비율이 72.7%로 전체 비율(18.9%)보다 매우 높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정치인을 비판하는 글을 일반인과 같은 기준으로 명예훼손 여부를 심사해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심히 제약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형법상 명예훼손에 대해서도 공익을 위한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면책 규정이 있으나 방통심의위 심의 과정에는 관련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며 “정식 재판에서도 판단하기 어려운 ‘명예훼손’ 기준을 가지고 여당 정치인에 대한 비판의 글을 심의하고 삭제를 결정하는 것은 인터넷 여론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통심의위에 명예훼손 관련 신고를 한 정치인은 12명, 심의 건수 13건, 관련 게시물(글)은 914개였다. 가나다 순으로 △강금실 변호사(전 법무부장관) 1개 삭제 △김기현 국회의원 10개 삭제, 2개 명예훼손 해당 없음, 22개 각하 △김문수 경기도지사 1개 삭제 △김태원 국회의원 7개 삭제, 1개 각하 △문국현 국회의원 1개 명예훼손 해당 없음 △심재철 국회의원 118개 삭제, 145개 명예훼손 해당 없음, 17개 각하 △어청수 전 경찰청장 18개 명예훼손 해당 없음, 9개 각하 △이학재 국회의원 42개 삭제, 2개 명예훼손 해당 없음 △주성영 국회의원 20개 삭제, 361개 명예훼손 해당 없음, 57개 각하 △진성호 국회의원 5개 삭제, 25개 명예훼손 해당 없음, 1개 각하 △홍장표 국회의원 2개 명예훼손 해당 없음, 1개 각하 △홍정욱 국회의원 45개 명예훼손 해당 없음, 1개 각하 등이다. ‘각하’는 심의 전에 글이 삭제된 경우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