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일정 기준 이상의 별정통신사업자만 기간통신사업자와 상호접속 협약을 맺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설비 투자 감소에 대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하위 법령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관계기관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따른 고시를 통해 상호접속 체계로 편입되는 별정통신사업자를 제한할 방침이다.
투자 여력이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별정통신사업자만 상호접속 대상으로 지정, 저렴하게 통신설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상호접속 대상 별정통신사업자는 설비투자 또는 매출액 규모 기준으로 가를 예정이다.
정부가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서는 별정통신사업자가 기간통신사업자의 이용약관에 따라 전기통신설비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29조5항이 삭제되면서 별정통신사업자도 상호접속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용약관 요금의 경우 상호접속료보다 최대 3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상호접속 대상이 되면 훨씬 저렴하게 설비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에는 △통신업계 설비투자 유인 감소 △별정사업자와 기간 사업자가 개별 계약을 맺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 △영세 별정사업자의 협상력 부재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방통위가 상호접속 대상 별정사업자 제한 조치를 검토하게 된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법이 개정되면 별정통신사업자도 상호접속 대가를 적용받게 되지만 설비투자를 전혀 안한 사업자에게 무조건 혜택을 줄 수는 없다”면서 “별정통신사업자 중에서도 투자 많이 하고 회선 설비 이외의 설비 갖고 있는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상호접속 대상으로 편입하고 나머지 사업자들은 기존대로 이용약관이나 표준계약서를 통해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간통신사업자들은 면밀한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별정사업자가 기간사업자의 지위를 확보하게 되는 만큼 그에 준하는 의무도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간통신사업자 측은 “기간사업자의 경우 이용약관 신고 의무와 보편적 서비스 손실 보전금 부과, 서비스별 회계분리 등의 의무를 진다”면서 “별정통신사업자가 기간통신사업자와 같은 혜택을 받는다면 이들에게도 이런 의무를 부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