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KT-­KTF 합병` 심사

 방송통신위원회의 KT- KTF 합병 심사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방통위는 11일 전체회의 기타 안건으로 ‘KT-KTF 합병심사 공식 의견 청취’를 상정하고 KT와 SK텔레콤, LG텔레콤 및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를 대상으로 KT-KTF 합병과 관련된 의견을 청취하는 공개 청문을 실시한다.

 KT-KTF 합병 심사가 방통위 전체회의 안건으로 상정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방통위의 이 같은 행보는 KT-KTF 합병 심사에 앞서 합병을 추진하는 KT를 비롯, 반KT 진영의 최종 입장을 확인하기 위한 포석이다.

 청문은 사업자별로 10분간 각각의 주장을 개진하고, 이후 10분간 방통위 상임위원 질의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청문 개최 배경은=그동안 방통위 상임위원이 직·간접적으로 합병 찬반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가운데 KT-KTF 합병 심사의 절차적 합리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공개 청문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제기됐다는 후문이다.

 즉, 상임위원이 KT-KTF 합병 찬·반 의견을 한자리에서 청취함으로써 보다 객관적 심사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심사의 절차적 투명성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상임위원은 KT-KTF 합병과 관련, 방통위가 구성한 합병심사자문단의 의견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데 그쳤고 개별적으로 찬반 의견을 청취했다.

 상임위원간 동일한 수준의 의견을 청취하는 게 어려웠던 만큼 공개 청문을 통해서라도 보다 고른 수준의 의견 수렴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한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KT-KTF 합병인가 심사에 앞서 찬반 의견과 인가에 필요한 조건을 공식적으로 청취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상임위원의 지적이 있었다”며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각 진영 최고경영자 총출동=KT-KTF 합병 심사에 앞서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공산이 큰 11일 청문에는 각 진영의 최고 수뇌부가 모두 참석한다.

 이석채 KT 사장과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 정일재 LG텔레콤 사장, 길종섭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이 참석, 합병 찬반 논리를 역설한다.

 최고경영자가 의견을 개진하는 만큼 각각의 주장에 무게감이 실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동안 개진된 KT-KTF 합병 찬반 논리와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KT 고위 관계자는 “KTF와의 합병으로 컨버전스 영역을 선도하여 글로벌사업자로 변신, 고객가치를 혁신하고 우리나라 IT산업의 재도약을 견인할 것이라는 합병 취지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KT 진영은 KT-KTF 합병으로 인한 시장 지배력 전이와 이를 방지하기 위한 필수설비 분리 등 구체적인 인가조건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다.

 반KT 진영 관계자는 “KT-KTF 합병이후 공정한 시장 경쟁을 위해 KT 필수설비가 분리돼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향후 일정은=11일 공개 청문 이후 방통위는 KT의 합병인가 신청 60일이 되는 오는 20일 이전에 KT-KTF 합병에 대한 최종 의사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주 수요일 전체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감안하면 오는 18일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망은 정보통신정책심의위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기본법이 오는 16일 발효됨에 따라 정보통심심의위를 거칠 필요가 없는 16일 이후에는 방통위가 안건으로 상정, 처리가 가능하다는 전망에서 비롯된다.

방통위는 청문 이후 KT-KTF 합병 승인을 위한 비공개 회의를 개최하고 KT 합병승인 임시주총(3월 27일) 이전에 KT-KTF 합병에 대한 최종 인가여부와 인가 조건 부여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