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현실 속에서 게임을 즐기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컴퓨터 게임이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벤처기업인 코스틱그래픽스가 PC게임 및 소프트웨어용 이미지를 마치 사진처럼 실감나게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이 회사는 애플 출신 엔지니어들이 뭉쳐 설립한 벤처기업으로, 이번에 선보일 기술은 또렷하고 정확한 3차원 게임 이미지를 생성해내는 일명 ‘광선 추적(ray-tracing)’ 기술이다.
광선추적법은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채택해온 기술이지만 아직까지 PC게임으로 영역을 넓히기엔 한계가 있었다. 실사 느낌의 PC게임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돼 PC 소프트웨어는 ‘래스터화(rasterization)’ 기술에 의존해 왔다.
코스틱그래픽스에 따르면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칩을 활용하면 기존 PC 하드웨어에 비해 무려 20배나 빨리 광선추적을 실시할 수 있다. 이 회사는 2010년까지 기존 칩보다 200배 빠른 제품을 선보인다는 목표다.
티뷰론의 존 페디 연구원은 “지금까지 나온 광선추적 기술 중 가장 진보된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PC사용자들이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기존 그래픽 가속장치 외에 이 회사의 칩이 포함된 카드를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
애플 아이폰과 아이팟 그래픽 기술 개발에 참여했던 제임스 맥코비 코스틱그래픽스 CEO는 “광선추적 칩이 내장된 카드의 가격은 기존 가속기와 유사한 수준이며 궁극적으로 칩을 그래픽칩에 통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우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건축가, 애니메이션 작가 등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광선추적법=‘레이트레이싱’으로 불리는 광선추적법은 3차원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하나로, 가상 광원에서 나온 빛이 물체의 표면에서 반사되는 경로를 추적, 물체의 모양을 형성하는 기법이다. 기존 그래픽 칩은 이같은 복잡한 연산을 감당하기 어렵지만 코스틱스그래픽스는 이를 보다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