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시성 시안에 위치한 ‘첨단기술산업개발지구(HTDZ)’에는 1만2000개에 달하는 IT·과학기술 업체가 둥지를 틀고 있다.
중국 정부가 IT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방침인 가운데 시안 HTDZ가 바야흐로 중국 국내는 물론 해외 유수 다국적 기업의 연구개발(R&D) 메카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10일 EE타임스는 HTDZ의 현황을 소개하면서 IT업체들이 시안으로 눈을 돌리는 까닭을 집중 분석했다.
◇IT·과학 R&D의 집결지, HTDZ=최근 HTDZ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인큐베이팅 단계 기업은 물론 해외 유명 기업의 R&D 센터가 속속 입성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인력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산업 분야로 IT를 주목했다. 현재 이곳의 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4배 이상인 35㎢이지만 중국 정부는 수년 내 이를 세 배 가까운 98㎢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개발 중인 기술도 매우 광범위하다. 우주궤도 컨트롤 시스템부터 중국의 첫 위성에 적용될 통신 장비, 유인 우주선용 컨트롤 시스템, 중국 최초의 반도체, 휴대폰, 컬러CRT, 초고압전력 변환 장치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곳은 전자·산업·선도기술·소프트웨어 파크 등으로 구성됐으며 R&D와 디자인 기업의 비중이 가장 크다.
◇시안 HTDZ로 몰려드는 다국적 기업=특히 중국은 이곳을 통해 다국적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섰다. 자오 징 시안 HTDZ 관리위원회 부국장은 “시안 HTDZ의 궁극의 목적은 성장 속도가 빠른 중국 기업은 물론 다국적 기업들의 사업 운영과 R&D를 위한 지역 본부를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중국내 7대 집적회로(IC) 산업 단지인 이곳을 찾는 다국적 반도체 기업들이 적지 않다. 지난 2년간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테스트 시설과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반도체 장비 디자인 사무소가 이곳에 들어섰다. 이들 두 업체는 현재 HTDZ 내 2단계 시설 구축을 추진 중이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미국 외에 다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32나노미터 장비 테스트를 이곳에서 실시했다. 인피니언·키몬다는 HTDZ에 디자인 센터를 개설했다.
HTDZ는 또 홍콩·대만·한국·일본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IT 기업들이 합작 법인을 설립,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베이스캠프로 자리잡고 있다. 본 도시바와 한국의 초단파 부품 업체인 KMW 등은 시안 지역 전문업체와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풍부한 인센티브로 기업 유인=HTDZ로 유수 기업들이 몰리는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풍부한 인센티브가 있다. HTDZ는 매년 이곳에 입주한 기업들에게 총 8억 인민폐(1억1700만달러)를 지원한다.
일명 ‘515 선도기업지원정책’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매출 100억인민폐, 50억인민폐, 10억인민폐 규모의 기업을 각각 5, 10, 50개까지 육성한다는 것이다.
오는 2010년까지 HTDZ내 IT 및 전자업체들의 총 매출은 1350억인민폐(19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한 무료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세제 혜택도 주어진다. 인피니언·마이크론·NEC 처럼 HTDZ 지구의 성공에 적지않은 기여를 한 기업에게는 ‘특별 세제 혜택’이 부여됐다.
◇지역적 한계 등 극복 과제=다만 지역적으로 고립된 HTDZ의 입지 조건과 아직 내수 기업에 보다 치중한 입주 기업 등이 HTDZ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현재 중국 기업이 해외 업체보다 다수인 데다 중국 업체들의 사업 영역도 아날로그와 군수용 제품 비중이 높다. HTDZ 관계자는 “시장에 밀착된 전략의 부재가 HTDZ가 극복해야 할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