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이 올해 상반기에 1만6000여개의 인빌딩(건물내부) 중계기를 설치하는 등 올해 1100억원을 투자해 총 2만여개 이상의 대규모 인빌딩 중계기 구축에 나선다고 10일 밝혔다.
올해 인빌딩 중계기 설치는 지난해 6000개 보다 1만4000개가 증가한 규모로, 전국의 주요 건물 및 아파트 등 건물내부와 통화량이 많은 지하 등 기지국으로 커버가 어려운 음영지역에 집중 설치되며, 이로 인해 고객의 체감 통화품질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계기 설치는 이달부터 서울 및 6대 광역시 등 도심을 중심으로 먼저 시작돼 전국으로 확대된다. 인빌딩 중계기와 함께 설치되는 안테나, 케이블 등의 장비는 4G(세대)망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향후 4G망의 신속한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대규모 인빌딩 중계기 설치 덕분에 중소협력업체들의 고용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의 눈>
이번 LG텔레콤의 인빌딩 중계기 투자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부분은 중계기 시장서 모처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떴다는 점이다.
실제 이번에 발표한 규모는 지난해 중계기 투자의 3배 이상이다. SK텔레콤이나 KTF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가 적었던 LGT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는 점에서 관련 업체들의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투자 포화나 합병 등의 이유로 SKT와 KTF의 올해 투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발표여서 업체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특히 이번 투자가 올해 1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4G로 넘어가기 전에 몇 년간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은 중계기 업계에서는 더 반가운 소식이다.
제품을 공급하게 된 에어텍시스템, 기산텔레콤, 액티투오 3개사는 물론 대규모 인빌딩 중계기 설치로 중계기 공급업체 뿐만 아니라 설치회사 등 중소협력사 등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LGT 입장에서도 이번 투자는 4G에 대비하는 투자라는 측면에서 의미있는 투자로 받아들여진다.
이번에 투자하는 소형 인빌딩 중계기는 SKT나 KTF에서 투자하는 광중계기의 신호를 중계하는 단순한 소형 인빌딩 중계기와는 다른 제품이다. 기존 인빌딩 중계기가 중대형 광중계기 등 3∼4개 세트와 함께 있어야 이동통신 신호를 전달할 수 있었지만, 이 제품은 단독으로 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RF중계기 제품이다. 조금 더 많은 역할을 하는 제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이 제품에는 채널 카드를 교체하는 형식으로 4G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즉, 2.5G의 서비스 개선을 위해 사용될 수도 있지만, 4G에 대한 선행투자의 성격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LGT 입장에서는 다른 통신사업자와는 달리 현재 진행하는 투자를 4G로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를 주저할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