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가까운 외모에 패션 모델처럼 걸을 수 있는 ‘패션 로봇’이 등장했다.
일본의 산업기술종합연구소는 17일 앳된 소녀 얼굴에 커다란 눈망울과 작은 코, 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한 휴머노이드 로봇 ‘HRP-4C’를 공개했다.
실제 패션 모델의 움직임을 흉내낸 43가지 동작을 할 수 있는 이 로봇은 이날 시연회에서 “안녕하세요 저는 사이버 인간 HRP-4C입니다”라고 깜찍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사이버네틱 휴먼’으로 명명된 이 로봇은 일본 젊은 여성의 평균 키인 158㎝ 크기이지만 몸무게는 배터리를 포함해 43㎏으로 여느 모델 못지 않은 날씬한 몸매를 자랑한다.
이 로봇의 얼굴은 일본 만화 영화 주인공을 본떠 만들어졌으며 실버와 블랙 우주복을 입혀 세련미를 살렸다.
슈지 카지타 선임 연구원은 “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됐다”며 “시판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로봇은 무선기기로 전달된 명령에 따라 환한 웃음을 터뜨리거나 짐짓 화난 것 처럼 뾰루퉁한 표정을 짓는 등 카메라 앞에서 다양한 표정 연기를 선보였다.
개발에 2억엔(29억원) 이상이 소요된 이 로봇은 이달 23일 열리는 도쿄 패션 쇼에 참가해 캣 워크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