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미래광원, LED산업의 성장을 위해

[ET단상] 미래광원, LED산업의 성장을 위해

 정부는 최근 녹색성장 실현을 위해 21세기 새로운 광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LED 조명은 기존 조명 대비 80% 이상의 에너지 절감효과와 환경 친화적 특성 등의 장점이 있어 다양한 고부가가치를 창출시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LED 조명 분야 국제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사전단계로 LED 한국산업규격(KS) 제정에 착수해 2012년까지 총 20종의 국가표준을 제정하기로 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2월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주관으로 KS제정 공청회를 2차례 개최했다. 그 때마다 회의장이 가득 찰 정도로 국내 LED 관련 기업들은 열띤 관심과 호응을 나타냈다. 안타까웠던 점은 공청회에 참여한 일부 제조기업이 LED KS의 광효율 기준을 좀 더 낮춰달라고 요구한 부분이다.

 기업 측에서는 광효율 기준 등을 낮추는 것이 당장은 유리할지 몰라도, 국제표준을 선점해 국내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정부의 장기적인 정책과는 정면으로 상충된다. 광효율 기준을 낮춰 KS인증을 쉽게 획득하면 품질 문턱이 낮아져 값싼 중국 LED 조명이 국내시장을 장악할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KS제품이 신뢰받지 못해 결국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LED 산업의 성공적 육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전문가들이 추진했던 기준이 원안대로 제정됐지만 정부와 기업과의 소통이 충분치 못했다는 것을 보여줘 씁쓸함이 남았다.

 개발과 시험평가를 동일기관이 수행하는 기술개발체계에서도 문제가 드러난다. 정부는 LED 분야 선진국이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분쟁 등 기술적 우위를 통해 후발국가 시장진입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LED칩 제조기술 등 3대 핵심 원천기술 확보에 2012년까지 매년 1000억원 이상의 기술개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원천 기술 개발 주체가 개발품 시험평가까지 모두 전담해 제품설계 단계에서 성능, 신뢰성, 안전 등의 필수 요구사항이 누락되곤 한다. 이때 제품에 대한 객관적인 성능 입증이 어려워 마지막 단계에서 시장 진출이 지연되기도 한다. 국가 연구개발(R&D) 체계에서 기술개발과 시험평가·인증을 분리 운영하거나 처음부터 전문 시험평가기관을 참여시켜 사업화 성공률을 대폭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국제 적합성평가제도에도 기술개발과 시험평가·인증의 분리는 필수요건이다.

 1990년대만 해도 국내 휴대폰은 선진국 제품에 비해 크기도 크고 통화품질도 형편 없었지만, 정부의 일관된 육성정책과 기업의 기술개발 노력을 바탕으로 지금은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으로 성장했다. 일부에서는 LED 조명의 높은 가격 때문에 과연 LED 조명이 기존 조명을 대체할 수 있을지 깊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LED 조명 보급 확대를 위해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의 백열전구를 전부 LED 조명으로 교체하고 2012년까지 1조원을 들여 전국 가로등의 20%를 LED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장려정책을 펼치고 있다. 정부의 노력과 기업의 기술개발 노력과 함께 객관적인 시험평가기관의 제대로 된 성능평가까지 병행되면 휴대폰과 같은 세계 1등 제품이 LED 분야에서도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정부의 LED산업 육성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돼 LED 산업 부흥으로 열매 맺기를 기대해 본다.

 이유종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원장 yjlee@wm.ktl.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