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배급사들이 소니에 “플레이스테이션3(PS3)의 가격을 낮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닌텐도 위(Wii)의 돌풍으로 값비싼 PS3의 점유율이 급감한 가운데, 게임 타이틀을 제공하는 배급사들이 PS3가 너무 비싸다며 가격 인하를 촉구했다.
◇PS3 가격 너무 비싸다=소니 PS3의 가격은 399달러(저장용량 80GB). 닌텐도 위가 249달러,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360은 지난해 9월 가격을 낮춰 최저 199달러부터 시작한다.
위나 X박스360과 비교해 PS3는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게 게임 배급사들의 견해다.
피터 무어 일렉트로닉아츠(EA) 스포츠 대표는 “소니의 가격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훈수를 뒀다.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잘 팔리는 닌텐도 위 게임 타이틀을 개발하는데 더 힘을 쏟을 것이란 압박 카드도 나왔다. 피터 무어 대표는 “EA는 최근 PS3용 게임 개발 자금을 줄이기로 결정했다”며 “시장의 절반을 점유한 업체(닌텐도)를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A는 최근 PS3 게임에 투자비를 줄이는 대신 닌텐도 위 전용 게임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PS3의 점유율 하락은 게임 배급사의 수익률 기여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세계 최대 게임 배급사 액비티전블리자드는 수익 중 32%를 위에서 벌어들였다. PS3는 수익 기여도가 19%에 그쳤다.
◇소니 어떤 결정 내릴까=3년전 출시된 PS3는 블루레이 재생, 뛰어난 그래픽 성능을 자랑하지만 경쟁 게임기의 기세에 눌려 입지가 3위로 밀려났다.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닌텐도 위,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펴는 MS에 기를 못 펴는 형국이다. 연말 성수기부터 점유율은 3개월 내리 하락세를 보이며 최근 판매량도 닌텐도 위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PS3를 찾는 고객의 발길이 줄어드는 가운데 또다른 고객인 게임 배급사마저 소니를 외면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소니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콘솔 게임기의 생명인 게임 타이틀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으면, 또다시 점유율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피터 딜 미국 소니엔터테인먼트 수석 부사장은 당장 가격을 내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게임시장 조사업체 잰코 파트너스의 마이크 히키 연구원은 가격 하락을 거부해 온 소니도 이같은 압박을 쉽게 넘길 수 없을 것이라며, 이달 안에 50∼100달러 가량 가격을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