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로봇 국제표준 획득 환영할 일

 표준은 국제사회에서 경제의 힘을 보여주는 지표다. 시장을 선점해 산업을 장악하고 모든 규격을 독점하는 것이다. 시장 지배력의 강력한 힘 아래 총성 없는 경제전쟁에서 승리를 뜻한다. 세계 네트워크 시장을 장악한 시스코시스템스의 내부를 들여다 보면 표준을 장악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개발한 서비스로봇의 안전 및 성능 측정 표준기술이 세계 최초로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국제표준에 채택된 것은 그래서 반길 만한 일이다. 로봇은 그동안 일본이 시장을 장악한 대표적인 상품이다. 아성과 같은 로봇시장에서 일본을 비집고 들어가 국제표준을 획득한 것은 그간의 노력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대변해 준다. 물론 틈새를 장악한 쾌거지만 한국 로봇산업의 미래를 말해주는 것이어서 더욱 뜻깊다.

 청소로봇은 지능을 갖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가전기기로 별도의 표준이 없었으며, 또 국제적으로 성능 측정 방법도 없었다. 그 틈을 알고 기술표준원이 2006년부터 청소로봇의 시험환경(테스트베드)과 주요 성능평가 방법을 개발, 산·학·연·관의 협력으로 국가표준을 제정했다. 이어 국제표준을 획득함으로써 세계 시장 진입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다.

 로봇은 신성장 동력의 대표상품이다. 아직 초보단계의 산업이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고 부가가치가 높다. 로봇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선점이 중요하다. 여타 IT산업과 마찬가지로 후발업체로서 시장을 장악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시장 선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표준을 장악하는 것이다. 기표원의 이번 국제표준이 시장 초기단계인 로봇기술의 국제표준 시발점이 돼 국내 관련제품의 세계시장 진입 및 수출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