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전부터 개발자들과 사용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온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 운용체계(OS) 3.0 버전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1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열린 제품 발표회에서 애플은 ‘자르기·복사&붙이기(cut·copy-and-paste)’ ‘멀티미디어 메시징 서비스(MMS) 지원’ 등을 포함한 100가지 새 기능으로 무장한 아이폰 OS 3.0을 소개했다.
애플의 터치스크린은 그동안 많은 유사 경쟁제품에 채택되며 시장을 이끌었지만 휴대폰 사진 등을 전송할 수 있는 MMS나 텍스트 복사·붙이기 등과 같이 블랙베리 등 다른 스마트폰에서 제공 중인 기능의 부재에 대해 불만이 제기돼 왔다.
새 SW에는 보이스메모 기능도 제공돼 내장 또는 별도 마이크를 이용해 음성을 녹음한뒤 e메일이나 MMS로 전송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아이폰 내 애플리케이션에서 원하는 단어나 어구를 검색할 수 있는 ‘스포트라이트(spotlight)’ 기능도 관심을 끌었다.
이 밖에 아이튠스를 통한 맥·PC 싱크, 흔들어 음악섞기, 무선랜(와이파이) 자동 로그인, 스테레오 블루투스 지원, 자동 채우기, 피싱차단 등 100가지에 달하는 새 기능이 적용됐다.
애플은 3.0 버전에서 거대한 SW 개발자 네트워크를 끌어안기 위한 기능을 강화했다.
업데이트된 개발자용 SW 키트는 인접한 아이폰 사용자들이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는 P2P 지원기능, 도킹 스테이션 등과 같은 아이폰 액세서리와 통신을 지원하는 인터페이스 등을 포함해 1000개 이상의 새 프로그래밍 기능이 제공된다.
특히 이번 버전에서는 스포츠 경기 결과나 인스턴트 메시지의 도착 등 이벤트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이른바 ‘푸시 노티피케이션(Push notification)’ 기능이 지원돼 주목된다. 자동 알림 기능은 이용자가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사용 중이더라도 자동으로 나타난다. 또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입자를 모집하고 보유한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기능도 옵션으로 제공된다.
가트너의 밴 베이커 애널리스트는 “이번 SW제품 출시행사는 확실히 개발자 커뮤니티에 초점을 뒀다”며 “새 개발 키트는 서드파티 벤더들이 더 나은, 고가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차세대 3.0 버전은 이번 주부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 공급되며 여름께면 일반 소비자들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기존 3G 아이폰 사용자들은 무료로 SW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려받을 수 있지만 아이팟 터치 고객은 9.95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전세계 80개국에서 판매중인 3G 아이폰은 지난해에만 1370만대가 판매됐고 온라인 애플리케이션 마켓인 앱스토어에는 2만 5000개 애플리케이션이 올려져 이미 8억 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