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통위원장 조정능력의 비결은 끈기.’
KT·KTF합병 과정에서 보여준 최 위원장의 조정력이 방통위 내부서 화제다. 당초 예상과 달리 합병건이 인가조건 등을 포함해 5인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사실 위원 간에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이 많아 자칫 표결 처리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팽배했었다”며 “그러나 위원장이 안건에 대한 어떤 입장도 성급히 제시하지 않으면서, 안건별로 건건이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의견을 청취하고 의견이 갈린 사안에 대해서는 위원들과 일일이 개별 미팅까지 시도하며 100% 만장일치를 이끌어 냈다”고 설명했다. 당초 예상보다 회의가 길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위원장의 이 같은 진중함은 ‘끈기’와 참모진들의 조언이 어우러진 결과로 해석된다. 위원장 참모진들은 업계 CEO들이 참석한 공개 위원회 당일에도, ‘위원장의 발언은 합병과 관련한 방향타가 될수 있다’고 진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통신업계 이목이 하나로 집중된 KT·KTF합병심사에서 하나의 안건(조건)에서도 ‘표 대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방통위 향후 운영과 방송통신정책 추진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만약 위원들 중 한명이라도 반대 의견이 나와 표결로 처리될 경우,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업계 당사자들에게 반론과 논쟁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방통위측 설명이다. 또 방통위의 공신력과 권위 손상에 대한 우려도 피할 수 없다.
실제로 합병 인가 조건 심사에서 2∼3건이 위원장을 제외한 상태에서 2 대 2, 3 대 1 등의 구도를 형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막판 조정 작업에서 실무진들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던 사안이 빠지고 다른 사안이 들어가는 등 막판 혼전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심사에 배석했던 한 관계자는 “매우 전문적인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에 소소한 이슈까지 모두 꿰찬 위원들의 사안 습득 능력에 크게 놀랐다”며 “위원장과 위원들이 함께 전문적인 사안 하나 하나를 다시 한번 리뷰하고, 리뷰 결과를 정리해 또 다시 논의를 진행하고 결론을 도출해 내는 과정을 지켜보며 ‘내공’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