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가별로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개별 국가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전 세계 모든 나라가 동참하는 분위기다. 지구의 미래를 위해 좋은 현상이다. 우리 정부도 올해부터 녹색성장 위원회를 출범시켰으며, 4년간 50조원을 투입해 활성화하고자 한다. 또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의 제정이 추진되는 등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각종 그린 정책을 관련 부처들이 내놓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때 유행으로 그칠 것이 아니며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과거에 우리는 미래를 밝혀줄 수 있는 사업으로 바이오 생명공학, 영화, 게임산업 등을 꼽았으며, 이들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거나 무분별하게 뛰어들어 손해를 입는 때가 있었다. 미래를 위한 산업이라고 해도 한때의 집중만으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각종 전자제품과 부품 분야에서 지난 10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현재는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과 부품을 많이 생산하는 IT 강국으로의 위상을 갖게 됐다. IT 외에도 자동차, 철강,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나 지금보다 높은 글로벌 경쟁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사업은 국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수출주력산업으로 매우 중요하다.
그린 정책의 기획 및 지원도 국내 기간산업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해나가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설비 및 소재사업 분야에서도 대기업과 중견기업, 벤처기업이 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지원 방법과 효율적인 운용 전략을 연구해야 한다. 필요한 투자가 적재적소에 이뤄져야 할 것이다.
현재 상황은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만이 생존을 통해 영속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다. 한때 부각되는 분야에만 집중해 기존에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소홀이 하는 쏠림 현상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국내 그린사업에서도 기존 사업을 토대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 발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중장기적인 안목과 다른 산업과의 균형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도 필요하다.
경제가 어려운 지금, 향후 2∼3년간 미래를 위한 투자도 중요하지만 부품 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 역시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수출 중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향후 10∼20년 후에도 우리 인류의 생활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으며,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도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다. 정부와 연구기관 그리고 대기업들은 와이브로나 지상파DMB의 국제 표준을 획득하는 외교 등의 전략적인 지원도 에너지나 자원 외교 못지않게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급변하는 세계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며 발전할 수 있는 저력이 있는 나라다. 쉽지 않은 경제 난국이다. 온 국민이 단결해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제품과 기술경쟁력의 기반이 되고 있는 부품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 특정분야에 편향된 관심과 투자가 아니라 IT산업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균형있는 육성정책이 필요한 시기다.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leader@mcne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