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질좋은 고용은 디지털뉴딜에 있다

 정부가 추경예산 가운데 4조9000억원을 투입해 55만개의 새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부 재정을 투입해 기존 일자리 22만개를 지키고, 새 일자리 55만개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실업자 구제에 정부가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 해도 여전히 일자리 품질이 문제다.

 지난해 12월 이후 전체 취업자 규모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이어지면서 2월 현재 취업자는 작년 동월 대비 14만2000명이나 줄었다. 실업자는 92만4000만명이나 된다. 대학 졸업식이 끝난 2월 말을 기점으로 청년 실업자가 대거 유입돼 100만명을 넘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원칙이 없어 보인다. 정부 원칙은 ‘실업극복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한 것이 고작이다. 목표도, 목적도 오로지 ‘실업극복’이다. 내용 없는 원칙만 강조되니 정부 실업 대책에 목적 없는 단기 처방전이 넘친다. 청년인턴 확대, 임금 절감을 통한 고용 나누기 등이 그것이다. 청년인턴 확대는 정규직이 아닌 아르바이트와 비정규직 양산이라는, 임금 절감을 통한 고용 나누기는 기존 직원의 임금 삭감과 신입사원 연봉 감액으로 이어진다는 비판을 받는다. 신성장동력 확충 및 R&D 투자 확대를 통해 고용창출이 일어날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투자를 중단한 상태여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하천 정비를 녹색뉴딜이라고 하기에 세상이 많이 변했다. 30년대식 뉴딜은 생명력을 잃었다. 당시에는 건설이 최첨단 산업이었고, 건설기계, 철강 산업을 부흥시키는 선구자였다. 하지만 21세기 선도 산업은 전자정보통신산업이다. 질 좋은 고용은 디지털 뉴딜에 있다. 정부가 새로운 통신망을 구축하거나 국가정보화를 추진하는 등 첨단 IT를 이용하면 수십만의 디지털 고용이 생겨난다는 것을 이제쯤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