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정부 연구개발(R&D) 투자규모가 2008년 10조8000억원, 2009년 12조3000억원 규모로 지난해부터 1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술무역 적자규모는 2007년 약 29억2500만달러로 대외 기술의존도가 적지 않다. 다만 2001년 이후 매년 적자폭이 증가하다가 2007년 소폭 감소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국가 R&D과제에 막대한 예산을 편성하고 있지만 기술적 성공률은 평균 90%를 웃도나 사업화 성공률은 10∼30%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부는 R&D기술의 사업화(commercialization)를 촉진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당면한 산업기술발전 패러다임의 변화추세에 따라 R&D의 사전 타당성분석(feasibility study)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R&D사업이 고용창출, 수출증대 등을 통해 국민경제적 기여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되도록 경제성평가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 정부 R&D 관리의 문제점은 R&D 목표 달성을 위해 R&D과제 선정이 단편적으로 이루어져 사업화와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과제의 기획·선정 시에 R&D 사업성과 경제성 평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연구기획 및 과제 평가단계에서 사업·경제성 분석 및 평가를 하고 있으나 아직 미미한 수준이고 전문 사업성과 경제성 평가기관, 인력, 평가모델 및 DB 등 평가 인프라도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R&D 연구기획 단계에서부터 R&D의 사업화 연계성에 주안점을 둔 R&D 전 주기 평가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R&D 결과물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R&D가 시장의 상용화 관점에서 R&D 전 주기 동안 평가 및 모니터링함으로써 사업화 전략과 함께 시장 창출 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지식경제부 등을 중심으로 2006년부터 일부 과제에 대해서 R&D 경제성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제성평가에 참여한 경험과 기보의 기술평가모형(KTRS)을 바탕으로 R&D 사업성평가 모형도 만들었다. 사업성 평가를 위한 지표에는 경제적 가치와 경제적 파급효과 등의 R&D 투자의 사업화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항목들이 포함돼 있다. 기보는 이 밖에 정부 R&D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도 사업화자금이 부족한 기업을 위해 ‘정부 R&D 과제 수행 성공기업 특례보증’을 시행하고 있다. 보증 대상은 최근 3년 이내 정부 R&D 과제 수행 성공 중소기업이 개발기술을 사업화하는 데 필요한 운전 및 시설자금이며, 지원을 받고자 하는 기업은 기보의 특례보증을 받아 기업은행을 비롯한 거래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특례보증을 통해 올해 2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보는 이런 사업 수행 과정에서 사업성(경제성) 평가모형을 활용한 R&D과제에 대해 기획, 선정, 수행단계를 평가하고 개발완료한 과제의 사업화 성공률을 높일 수 있도록 R&D과제 종합금융지원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예산의 함몰 방지와 예산의 효율성 증대, 미래성장동력 및 일자리 창출 확대에 기여하고자 한다. 중소기업의 R&D는 그간 우리나라를 경제위기에서 구하는 원동력이 돼 왔다. R&D의 정확한 사업가치 평가는 우리 기업의 올바른 사업방향을 정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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