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경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우려가 커지면서 EU를 중심으로 한 환경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규제 대상도 사업장 중심에서 전 과정을 고려한 제품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규제 시행국가도 미국·일본·중국 등 전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바야흐로 국제환경규제가 해마다 그 종류와 강도를 더해가면서 수출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사전등록을 마치고 본등록이 시작된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는 완제품에 포함된 화학물질까지도 대상으로 하고 있어 EU에 수출하는 모든 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구나 일본과 미국도 REACH와 유사한 내용을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들 세 나라에 대한 2008년 수출액은 1330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약 32%를 차지하고 있어 정부에서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제환경규제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인식이나 대응정도는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작년 말에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제환경규제를 제대로 알고 있는 기업은 30%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상당수가 정보부족(42.2%)과 전문인력 부족(17.2%)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고 있어, 국제환경규제에 대한 인식 제고와 함께 환경규제로 창출되는 새로운 그린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전문인력 양성이 매우 시급한 과제임을 시사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국제환경규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이를 시장 확대에 선제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전문지식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환경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했으며, 선진국에 비해 그린전문인력 양성에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
정부차원는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직업훈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원활한 인력수급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현장 맞춤형 인력양성을 확대하는 등 그린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식경제부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대응이 시급한 REACH 및 유해화학물질 사용제한 지침(RoHS)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산하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에 ‘국제환경규제 대응 현장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개설해 기초과정부터 관리자과정·현장 맞춤형과정·CEO과정 등 수준별·대상별로 세분화 된 교육을 온오프라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산업현장에서 오염물질 생성을 억제해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청정생산 실무자 양성과정’을 지역별로 운영하고 있고 화학물질관리서비스(CMS) 전문가 양성과정을 통해 그린서비스 산업기반 조성에 힘쓰고 있다.
기업의 환경경영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그린 CEO과정’을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고 한국인정원에도 온라인 중심의 ‘환경경영 전문가 양성과정’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해 지속적으로 전문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제환경규제라는 무역장벽이 위기로 작용할지, 아니면 새로운 기회의 그린오션으로 작용할지는 국제환경규제에 대응할 그린전문가 양성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산업현장의 국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한편 그린경쟁에서 우리 기업이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윤상직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정책관 szyoon@mk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