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불법 동영상 유통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이를 막기 위한 불법 동영상 추적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저작권보호센터에 따르면 현재 12개 업체가 관련 기술을 상용화했거나 개발 중이다.
최근 개발된 기술은 동영상 자체를 지문처럼 인식해 추적하는 비디오DNA 기술을 적용, 기존의 금칙어나 해시값(파일명이나 확장자, 용량 등의 정보가 들어간 32자리의 숫자)을 이용한 기술에 비해 저작권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나아가 일부 기술은 저작권자가 복제된 영상물을 차단하거나 요금 부과·광고 등의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해 활용을 통한 새 시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벤처기업 위디랩(대표 박진오)은 25일 서울 소공동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지난 2년간 개발한 불법 동영상 차단 프로그램인 ‘위디안’을 선보였다.
위디랩 측은 ‘위디안’이 장면과 패턴 자체를 분석해 추적하기 때문에 동영상 일부를 자른 파일이나 영화관에서 캠코더로 찍은 이른바 ‘캠버전’과 같은 변형 동영상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저작권자가 복제된 파일을 발견한 후 이에 대한 차단 및 과금 여부 등을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위디랩은 저작권자 및 인터넷 사업자와 협의해 유통되는 복제 동영상에 과금해 이를 나누는 것을 일차적인 수익모델로 삼고 있다.
박진오 사장은 “장기적으로는 동영상 광고까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해외 진출도 모색 중”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엔써즈(대표 김길연)는 동영상 추적 기술을 가장 먼저 상용화한 기업이다. 이 업체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SK커뮤니케이션즈에 ‘애드뷰’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애드뷰’는 인터넷에 유통되는 저작권이 있는 영상을 추적해 차단하는 대신 광고를 붙여 수익을 저작권자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복제를 완전히 차단하기 보다는 복제를 허용하는 대신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겠다는 저작권자의 수요와 맞아 주목받는 기술이다.
문서·음원 쪽에서 저작권 보호 기술을 가진 업체들도 동영상 저작권 보호 기술 개발에 가세해 경쟁하고 있다. 문서 보안 전문업체 마크애니(대표 이재용)는 올해 초 유무선 콘텐츠의 불법 복제와 유통을 추적하고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음원 쪽에서 특화된 저작권 필터링 기술을 갖고 있는 뮤레카(대표 김주엽)도 내달 2일 시연회를 열고 동영상 저작권 보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동영상 추적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실제 인터넷 서비스에서 적용되는 기술은 2∼3개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작권보호센터 측은 “저작권 보호 기술은 수요에 한계가 있고 저작권자의 관심도 단속보다 활용을 통한 시장 창출로 변하는 만큼 이런 쪽에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만 남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