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나 영화처럼 비디오게임도 스트리밍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다가왔다.
24일(현지시각) AP는 미국 신생업체인 온라이브가 별도의 프로그램 다운로드나 게임 디스크 없이 온라인으로 비디오게임을 제공할 수 있는 스트리밍 기술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스트리밍 방식을 이용한 게임 서비스 기술이 개발된 것은 처음이다.
비디오게임 스트리밍은 그동안 불가능한 서비스였다. 압축되거나 작은 파일로 나뉘어 전송되는 음악·영화와 달리 비디오 게임은 양방향성과 즉각적인 반응이 요구돼 이 방식을 적용할 수가 없었다. 이 때문에 X박스360이나 플레이스테이션3 같은 콘솔과 PC 구동을 위한 데이터의 다운로드가 필수적이었다.
온라이브가 지난 7년간 개발한 이 기술은 이용자가 게임 중 플레이 지연(lag)을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비디오게임을 스트리밍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슈팅게임에서 방아쇠를 당기면 시차 없이 총알이 발사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온라이브는 게임서버가 광대역망을 거쳐 이용자와 실시간 통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압축으로 그 같은 한계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가 현실화되면 구형 PC에도 게임 이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심지어 게임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 모듈이 없는 때에도 비디오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카세트테이프 크기의 ‘마이크로콘솔’로 TV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최근 PC용 슈팅게임 ‘크라이시스’를 시연한 온라이브는 26일 열리는 게임개발자콘퍼런스 행사에서 관련 기술을 공개한 뒤 올해 말께 월 가입자를 대상으로 정식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대형 게임 타이틀 업체인 EA·테이크투인터랙티브소프트웨어·에이도스인터랙티브 등과도 서비스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전문가들은 “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온라인 음원서비스로 타격을 받은 오프라인 음반매장처럼 게임스톱 등 게임 소매유통업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캘리포니아 팰러앨토에 위치한 온라이브는 워너브로스·오토데스크·매버릭캐피털 등이 투자한 회사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