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교환기·코드분할다중 접속(CDMA)·와이브로에 이어 방송장비 국산화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연내 국산화가 가능한 장비의 구매조건부 개발 사업을 시작하고 우리나라에서 육성 가능한 방송장비의 특성·기술수준 파악을 포함한 전반적 산업 실태조사도 진행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방송장비 선진화 방안(가칭)’을 마련, 공동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방통위와 지경부는 다음 달 방송사와 장비업계가 참여하는 방송장비 선진화를 위한 공식 협의체를 출범하고 정부와 방송사·업계가 함께 방송장비 국산화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별도 협약식도 가질 예정이다.
방송장비 선진화 방안은 방송 서비스 조정과 규제권을 갖고 있는 방통위와 방송장비 진흥 기능을 담당하는 지경부가 힘을 모아 방송장비의 국산화, 산업화를 적극 유도한다는 것이 골자다. 오는 2013년께 방송의 디지털전환과 맞물려 방송사가 국산 방송장비를 적극 도입하는 환경을 만들고, 중장기적으로 방송장비 연구개발(R&D)을 확대, 국산화 대체는 물론이고 수출전략 상품화까지 이뤄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방통위와 지경부는 우선 단기간에 국산화가 가능한 장비의 구매조건부 개발사업을 진행한다. 150억원 규모의 정보통신진흥기금으로 수요자가 되는 방송사와 개발자인 장비업체가 공동으로 R&D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수요자의 요구가 반영된 개발로 장비 활용도를 높일 수 있고 실제 구매까지 보장된 상태에서 연구를 진행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이와 별도로 국산 장비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별도의 인증센터도 연내에 구축하기로 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국산 장비가 있는데도 방송사들이 신뢰도를 언급하며 외산장비만 구매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발전하면서 반도체 장비업계가 동반 성장했던 것처럼, 방송사와 장비업계 간의 신뢰 회복·협력에도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중장기 차원의 방송장비 선진화를 위한 현황파악, 실태조사도 시작됐다. 우리나라 방송시장 규모를 근거로 국산화 및 수출전략 상품이 될 수 있는 품목을 발굴하고 우리 산업의 강·약점을 먼저 파악해보자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인터넷(IT)TV 등 국내 방송시스템의 해외 진출 시 국산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을 패키지로 묶어 전반적 수출확대로 이어지는 것을 지향했다.
정부는 아울러 실무진 위주로 진행했던 방송장비 선진화방안 대응을 공식 협의체로 격상키로 했다. 4월 방통위·지경부와 방송사 경영진·장비업계·학계 등이 참여하는 별도 협의기구를 설립하고 방송산업 성장과 장비의 공동 발전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부처의 최고위층과 방송사 대표·장비업계 대표 등이 한자리에 모여 ‘국산 방송장비의 선진화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별도 협약식도 준비 중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IT강국으로 꼽히는 우리나라지만 방송장비 국산화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지경부는 단기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적극 발굴해 연구개발과 산업화에 집중하고, 방통위는 중장기 관점에서 국산 방송장비의 취약부문·강점 등을 파악해 큰 방향을 제시하는 쪽으로 역할 구분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지경부·방통위, 실태조사 거쳐 수출 전략상품화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방송장비 선진화 방안 주요 추진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