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방송장비 국산화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국산 방송장비는 간간히 개발됐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송장비가 어떤 산업인가. 일본 기업들이 독주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겨우 한 자릿수의 시장 점유율에 그칠 정도로 기술장벽이 높은 산업이다. 그만큼 황무지나 다름 없는 방송장비 산업을 정부가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공표한 것과 마찬가지다.
정부는 일단 연내 국산화가 가능한 장비의 구매조건부 개발사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육성 가능한 방송장비의 특성·기술수준 파악을 포함한 전반적 산업 실태조사도 진행하면서 교환기·CDMA 같은 육성 품목을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다음 달에는 방통위와 지경부, 방송사와 장비업계가 참여하는 방송장비 선진화를 위한 공식 협의체도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와 방송사·업계가 함께 방송장비 국산화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별도 협약식을 갖고 의지도 다질 모양이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IT강국으로 우뚝선 우리나라가 방송장비 부문에서 힘을 모으면 못할 이유가 없다. 방송장비의 특성상 교환기·CDMA처럼 단일 품목으로 경쟁할 여지는 작지만 시장의 가능성을 감안해 각 부문에서 국산화를 주도하면 충분히 목표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에 시선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MB정부는 그동안 유독 IT분야에서만 신성장 동력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 교환기·CDMA·와이브로 등은 모두 과거 정권에서 추진하던 것들이다.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는 새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현 정부의 노력으로 평가할 만하다. 부디 이번 프로젝트에 구체적인 세부 계획과 실천적인 항목을 첨가해 IT강국의 위상을 이어가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