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제자리를 찾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촉발한 달러의 고공행진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원달러 환율이 제자리를 찾은 주요 원인은 코스피 지수 상승,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뉴욕 증시의 조정과 글로벌 달러 강세 등 상승압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은 모처럼 웃었다.
25일 원·달러 환율도 3일 연속 하락하면서 두 달 만에 1360원대로 떨어졌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달러당 20.50원 급락한 1363.00원으로 거래를 마쳐 두 달 만에 처음으로 1360원대로 진입했다. 지난 연말부터 원자재 가격 급등, 키코사태를 가져왔던 환율 변동이 이제서야 가닥을 잡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있다. 외국인 달러 순매도세와 주식 순매수세다. 이들이 보유한 헤지펀드가 달러에서 주식투자 쪽으로 투자처를 옮겼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 절반 정도를 헤지펀드로 추정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 중 절반은 투기성 자금이며, 이들은 불안한 한국 증시와 원자재, 달러시장을 오가며 수익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원자재와 주식, 달러 시장을 몰려다니며 분기별 환매를 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외환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7일째 동시에 달러를 순매도하고 있다.
지금의 원달러 환율 제자리 찾기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 강화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 역설적이지만, 원달러 환율이 200원정도 떨어진 것은, 외국인 헤지펀드가 우리 시장을 흔들고 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지난 2월에 이어 3월 수출에서도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마저도 좋은 현상이 아니다. 수출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달러 급등에 따른 수입 감소 덕분이다. 원달러 환율이 진정한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수출이 늘어나는 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