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낸 D램 업계가 올해 3분기부터 회복 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D램 가격이 급락하면서 반도체업체가 필요 이상으로 공급량을 줄일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반도체협회(WSC) 회장이자 대만 반도체업체 파워칩 회장인 프랭크 후앙은 “3분기 D램 부족 대란이 올 것”이라며, D램 생산량 감소에 따른 공급부족 사태를 경고했다. D램 가격이 생산 단가 밑으로 떨어지고, 경기 침체로 반도체업계가 생산 자금 확보에 차질을 빚으면서 생산량이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프랭크 후앙 회장은 “올해 들어 D램 생산량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6월께 그동안 쌓아 둔 10억개의 재고가 모두 동이 나면서 가격이 적정선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D램업계는 주요 공급처인 PC업계의 수요 감소가 맞물리며 16년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독일업체 키몬다가 끝내 파산하고, D램 업계는 10억개의 재고·100억달러(약 13조4000억원)의 손실을 떠안았다.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파워칩 등 주요 D램업체들이 앞다퉈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상황. 그는 “그동안 D램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떠들어온 양치기 소년들이 너무 많아 모두(반도체업계·자금 공급처)가 아주 조심스럽다”며 업계가 생산량을 더디게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프랭크 후앙 회장은 이같은 상황이 PC산업, 가전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올해 말께 PC 1억대에 들어갈 D램 20억개가 부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공급 부족으로 D램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며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올해 하반기 마침내 봄이 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