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SW사업 대가 산정방식이 기능 중심으로 바뀌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동안 SW는 마땅한 측정단위가 없어 주먹구구식으로 산정해 온 것이 사실이다. 결과물에 대한 명확한 평가가 생명인 SW에서 눈에 보이는 측정방식을 택한 것은 문제다. 마땅한 산정방식이 없었던 기존에는 투입 인력을 기준으로 한 산정방식이었다.
열 사람이 투입돼 개발한 상품이 한 사람의 노력으로 개발한 상품보다 못한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 SW다. 글로벌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허름한 창고에서 밤낮으로 연구개발에 몰두했던 ‘빌 게이츠’란 인물의 의해 탄생됐다. 열 명의 SW 개발자가 모였다 하더라도 빌 게이츠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MS는 없다.
이렇듯 계량화된 측정이 어려운 것이 SW 개발에 대한 산정방식이다. 개발자의 수로 SW 대가를 산정한다면, SW 개발자는 단순노무직에 불과하다. 개개인의 능력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산업의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SW사업 대가 기준’을 국제표준(ISO/IEC 14173)인 기능점수 방식으로 바꾼 것은 국내 SW 발전의 중요한 초석을 놓은 것과 다름없다. 기능점수 방식은 SW 개발 성과물을 기능 단위로 정량 측정할 수 있고 비용 산정이 객관적이다. 결과를 중심으로 한 확실한 대가 산정이 가능하다. 수행기관도 비용 부풀리기 등의 오점 없이 개발에 집중함으로써 ‘지적 가치’에 따라 평가받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해도 ‘최소의 투입에 최대의 효과’를 추구하는 경제 개념이 바뀌지는 않는다. 오히려 전문화되고 창의성을 요구하는 미래에는 적은 인원으로 최대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창의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지금 IT 기업들, 특히 SW 기업들이 자신의 ‘창의력’을 재확인하고 도전해야 할 시기임을 이번 정책에서 배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