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용 스카이프로 불거진 휴대폰 상에서의 인터넷전화(VoIP)에 대한 안팎의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 애플이 아이폰용 스카이프 애플리케이션을 공식 선보인 직후 이통사들이 이를 차단하고 나선 가운데 VoIP 사업자와 소비자들은 관련법 제정을 통한 소비자 권리 보호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내달에는 림(RIM)의 블랙베리용 스카이프도 등장할 예정이어서 휴대폰용 스카이프를 둘러싼 잡음은 커질 전망이다.
◇유럽 VON, ‘법 제정으로 권리 보장’=지난 목요일부터 애플 아이폰 사용자들은 앱스토어에서 스카이프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스카이프 사용자들끼리 무료로 인터넷 전화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T모바일은 스카이프 사용이 트래픽 과부하를 초래해 네트워크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를 금지했다. 본지 4월 6일자 2면 참조.
그러나 음성 통화 매출 감소를 우려해 내놓은 이통사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유럽 인터넷전화사업자모임(VON)은 유럽 정책당국에 ‘자유로운 스마트폰 서비스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VON에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인텔 등도 참여하고 있다.
VON은 공식 서한에서 “휴대폰에서 스카이프를 차단하는 것은 유럽 소비자들의 복지와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시민단체, FCC에 조사 요구=AT&T를 통해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는 미국에서도 마찰이 표면화됐다.
인터넷 개방 옹호 단체인 ‘프리프레스(Free Press)’는 최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애플과 AT&T가 아이폰에서의 스카이프 사용을 제한했는지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AT&T는 의도적으로 아이폰 스카이프 서비스를 막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애플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AT&T 3G망이 아닌 와이파이 핫스폿 설치 지역에서만 스카이프 통화를 할 수 있다.
◇이통사, 망 사용 제한 권리 있나?=아이폰용 스카이프에 앞서 지난 2월 노키아폰용 스카이프가 등장하면서 서서히 표면화된 이통망을 통한 VoIP 문제는 ‘이통사의 망 사용 권리 제한’에 대한 논쟁을 가열시키고 있다.
클리어와이어를 비롯한 미 이통사들은 그동안 파일 공유 등과 같이 네트워크에 과부하를 초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하지만 사용자와 VoIP 사업자들은 이통사들이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해 이같은 변명을 늘어놓는다며 맞서왔다.
프리프레스 측은 또 사용자들이 AT&T 3G 망으로 스카이프 통화를 하더라도 국제통화를 제외하고는 비용 절약 효과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AT&T의 비싼 음성·데이터 결합 서비스에 가입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